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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학교급식 발빼기

직영화 대응않고 식자재사업 강화
중소급식업체들만 ‘고사’ 될 판


최근 정치권과 정부에서 학교급식의 직영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위탁급식 대기업들이 이에 대응하지 않고 식자재 사업을 확장시키는 등 안일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달 최순영 의원(민주노동당) 등 32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학교급식개정안’과 각 시·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교급식지원조례’ 등에서 학교급식의 강제직영화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CJ푸드시스템, 신세계푸드시스템, 아워홈, 삼성에버랜드, 풀무원ECMD 등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학교급식의 직영화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학교급식이 직영화될 것을 대비해 식자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위탁급식사업을 돈벌이용으로만 생각해 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직영화에 대해 “그렇게 쉽게 직영화가 되겠냐”며 “지금까지 대응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기업들은 대부분 급식사업 보다는 식자재 사업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급식시장은 이제 어느정도 포화상태인데 학교 마저 직영화된다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반면 식자재는 학교급식이 직영화 되더라도 관계없이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CJ푸드는 전체 매출 중 식자재가 60%, 급식 30%, 가공 10%를 차지하고 있어 학교급식을 가장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신세계푸드는 식자재 35%, 급식 45%, 외식 20%로 급식이 매출 중 가장 많지만 작년에 비해 식자재가 많이 늘어났고 앞으로도 식자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학교급식보다는 기업체급식의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학교급식에 집중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한 중소급식업체 관계자는 “학교위탁급식은 이익창출보다는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 대한 봉사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등을 목적으로 해 왔는데 이제와서 직영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기업들이 학교위탁급식에서 발을 빼려한다는 것은 그동안 시장가치만을 보고 급식을 해 왔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학교급식이 강제 직영화되면 학교위탁급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업체들은 ‘고사’될 수밖에 없어 위기감과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