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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행정 ‘엇박’… 강화 인삼농가 사면초가

김영란법 타격에 이어 정부 보조금 지원도 중단돼
농가 "현장 파악도 않은 채 불필요한 시설만 지원"


강화인삼농협 협동조합 인천시의회서 간담회 갖고 농가 보조금 중단 고충 토로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삼농가가 갑작스레 정부 보조금마저 끊기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강화인삼농협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28일 인천시의회 의원총회의실에서 강화 인삼 산업 육성 간담회를 갖고 농가 보조금 미지급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고, 고려 인삼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인삼특구 지정 등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화인삼농협 협동조합 조합원 32명과 안영수 인천시의원, 한태호 인천시 농축산유통과장 등 관계자가 자리했다.


조합원들은 강화인삼농협 협동조합에서 13년 동안 매년 7월에 지급해왔던 인삼 보조금이 지난해 3000원(1칸당)까지 떨어지더니 올해는 이마저도 아예 받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인삼 묘삼을 심기위해 필요한 비용은 1칸당 1만원, 농민들이 살기 위해선 최소한 60%의 보조금이 필요하다”며 “다른 작물들은 계속 보조를 해주면서 무슨 이유로 갑자기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때 최고 1만5000원까지 수령해오던 보조금을 하루 아침에 이유도 모른 채 받지 못하게 되면서 420명의 강화인삼협동조합원들은 모두 거리로 내몰릴 처지라고 호소했다.


한 조합원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농가 지원비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이 농가의 고충을 헤아리지 못한 채 엇박자로 흘러가는 데 있다.



강화군은 강화고려인삼 명품화와 친환경·고품질 인삼 생산을 위해 친환경제제 지원 사업과 인삼 이식기, 무임 방제시설 등을 지원하는 인삼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강화고려인삼 우량묘삼 지원 사업 추진방안도 내놓으며 꾸준히 강화인삼 명품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만 커질 뿐 정작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실질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시설적인 것 보다는 인력 부분이 크다”며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 인삼을 심는 일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른 조합원도 “무인방제 시설 등은 정말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직접 농사를 지어보지도,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는 법이 어디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군은 내년부터 우량 묘삼 지원을 통해 강화 인삼의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고품질 인삼 생산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꿈꾸며 야심찬 계획을 내놨지만, 현실은 사라진 보조금 때문에 당장 올해 농사조차 어렵다는 것.



농민들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빠진 인삼농가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인삼은 지난해 9월 김영란법 시행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하락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삼 선물세트는 10만원 이상 제품이 70% 이상 차지하는데, 5만원 이상 선물을 금지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인삼 재배 농가들은 산업 자체의 붕괴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인삼협회에서 전국인삼농협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시행 전인 작년 설명절전 1개월과 올해 동기간 매출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인삼류 전체 매출은 2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센터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아 강화초지인삼센터는 50%이상 감소, 강화고려인삼센터는 30~40% 정도 매출이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강화인삼농협협동조합장은 “고려 인삼의 원조인 강화 인삼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에서는 고려 인삼 활성화를 위해 강화군을 인삼특구로 지정하는 등 고려 인삼의 명성과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천시 관계자는 “청취한 의견들을 예산실과 충분히 협의해 더 많은 농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강화 인삼은 인삼 생육에 적합한 점질 토양과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조건으로 인한 해풍과 긴 일조시간 등 천혜의 기후 조건에서 재배되고 있다.


또한 육질이 단단하고 인삼의 최상품인 6년근으로 타 지방의 인삼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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