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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밥상 ··· 산돌학교 유기농 급식

산돌학교 사전에 '인스턴트 식품'은 없다

급식을 유기농으로 하는 학교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산과 들과 내가 이상적으로 어우러졌다는 남양주시 물골 산돌마을에 위치한 산돌학교가 바로 그 곳인데 개교한지 한 학기가 지났을 뿐인 신생 학교이다.

한국의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감리교단에서 설립한 대안학교인데 사람의 결을 살리는 교육, 자연의 길을 따르는 교육을 한다는 취지에 맞게 85% 유기농 급식을 하고 있다.

학교입장에서는 먹을거리에 대한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는데 왜냐하면 바른 먹을거리가 바른 심성을 짓는다는 관점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 산돌학교는 바른 먹거리를 위해 식용유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을 직접 짜서 쓰고 있고 장도 직접 담궈 먹는다.

일명 ‘밥 선생님’으로 불려지는 한선혜씨는 인스턴트 식품과 식용유는 절대 쓰지 않고 대신 단백질 공급은 콩류 식품으로 대신한다고 했다.

식용유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을 직접 짜서 쓰고 있고 두부나 두유도 직접 만들어서 먹이고 있다.

유기농 급식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기농을 먹으면서 노동의 가치를 알아야해서인데 그래서 이 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 학업에 ‘농사’시간이 들어가 있을 정도이다.


▲ 산돌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 '농사'시간이 있다. 유기농을 먹으면서 노동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학이 있어서 농사에 전력을 할 수는 없고 콩, 녹두, 옥수수, 고추, 상추 등 소량만 짓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농사를 지은 부식 외에 식단의 부재료들은 팔당 상수원 부근에서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인 ‘팔당생명산림’에서 구입하고 있다.

식단은 열 서너 살의 아이들이 먹기에 힘들 정도로 시골밥상과 닮아있다.

밥은 늘 잡곡으로, 반찬도 제 철 야채 위주이다.

기자가 찾아간 날 점심 급식으로 나온 음식은 약간 타서 눌은 현미밥과 야채만 고명으로 얹은 잡채, 싱겁기 짝이 없는 미역국, 오이무침과, 무말랭이 무침, 미역무침 등이었는데 게다가 인공조미료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그 맛이 덤덤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빵이나 국수 역시 모두 통밀로 직접 밀거나 구워서 먹인다.
아이들이 자다가 일어나서도 먹을 라면은 체험 학습 시간에 딱 한 번 먹였을 뿐이다.

처음 이런 식단을 대한 아이들은 일주일이면 집으로 달려가서 인스턴트 식품을 미친 듯이 찾았다고 하지만 두 달이 지나자 뽀얗고 말간 살결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옆에서 식사를 하는 아이들에게 -다운이, 지언이, 마디- 물어보았더니 이제 식사시간이 제일 기다려진다고 한다.

취재를 마치고 산돌학교를 나서면서 모쪼록 이런 좋은 음식을 먹고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나 지도를 하는 선생님들 모두 결을 살리는 사람으로 우뚝 서주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했다.

우은실기자/silv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