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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춘천,의령 공장 폐쇄

파업 50일째가 이어지고 있는 풀무원 춘천,의령공장이 폐쇄됐다.

풀무원측은 지난 23일 13시부로 춘천과 의령공장의 직장폐쇄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엄선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의 춘천,의령공장에 대한 일방적인 직장폐쇄 통보는 단체협약 위반이다"며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직장폐쇄와 관련한 공급량 차질의 우려에 대해 풀무원측은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음성 공장의 공급이 충분해 공급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태식기자/lawyoo@fenews/co.kr


제 보 자 : 화학섬유연맹 경기본부

성명서


풀무원은 직장폐쇄 철회하고 성실교섭에 나서라!

풀무원노동조합(의령,춘천)의 전면파업 49일째인 8월 23일 오늘 오후 1시부로 풀무원자본은 춘천공장과 의령공장에 대해 동시에 직장폐쇄를 자행했다.

연맹 경기본부는 풀무원 자본이 겉으로는 조속한 타결 운운하면서도 계속적인 말바꾸기와 노무사에게 교섭 떠넘기기, 단체협약 개악안 추가 제시, 그리고 정당한 파업에 대한 부당한 징계위원회 개최에 이어 직장폐쇄까지 자행한 것에 대해 파업장기화 유도와 노동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으로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지금이라도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풀무원 노동자들은 10년이 넘게 일요일 휴무도 없이 일해도 10년 근속자가 85만원 수준인 저임금과 조합원의 80%이상이 근골격계 질환(골병환자)을 앓고 있으며, 또한 조합원들은 매년 승급에서 누락되는 부당한 인사전횡에 시달려왔다. 그래서 호봉제도 개선(단일호봉제 도입), 주5일제 도입, 의료비 지원,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회사측과의 교섭이 결렬돼 7월6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까지 핵심요구인 단일호봉제와 주5일제 도입에 대해 구체적인 안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단일호봉제는 ‘내년 상반기에 가서 검토하자’, 주5일제는 ‘내년 7월 도입예정인 4조교대제와 연동해서 상반기에 논의하자’는 등 아무런 구체적인 답변도 없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그러다가 파업 10일이 넘은 7월17일에 가서야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교섭에 나와 호봉제도개선위원회 구성에 대해, 4조3교대제에 대해 조금 구체화된 안을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 본사 상경투쟁중인 조합원들 앞에 나와서 ‘본인이 책임지고 교섭에 나와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표이사는 겨우 2차례 교섭에 나왔다가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 교섭을 결렬시키고 바로 다음날 노무법인에 교섭권을 떠넘겨버리는 작태를 부렸다. 그 이후 예상했던대로 새로 위임받은 노무사가 교섭에 참석하면서 교섭은 계속 파행을 반복하고 있다.

노무사가 들어온 첫 교섭부터 회사는 이미 잠정합의한 03년 임금에 대해 생산성향상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달아 파기하고, 의료비 지원에 대해서도 ‘생명보험 가입’이라는 이전 교섭에서 전혀 거론초차 안된 것을 고집하였다.

또한 사측은 한창 진행중인 10차 단체교섭에서 새로운 개악안 7개를 추가로 제시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한 행위까지 서슴없이 자행하였다.

또 사측 대표교섭이라는 노무사는 8/17일 교섭에서 노측 교섭위원이 회사의 단체협약 불이행에 대해 추궁하자 “그 동안 회사가 단협을 지키지 않았으니까 그 조항을 이번에 삭제하자”며 사측의 불법을 두둔하고 정당화하는 망언까지 자행하였다. 또한 풀무원자본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의령공장 조합원들에 대해 파업중에 발생한 일로 징계를 하겠다며 부당하게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조합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말바꾸기와 공격적인 개악안 추가 제시 등으로 파업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는 풀무원자본은 직장폐쇄까지 자행함으로써 성실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직장폐쇄 대상에 상급단체까지 포함하고 있으니 교섭권을 위임받아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연맹 교섭위원까지 출입을 막겠다는 의도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제 풀무원 자본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겉으로는 ‘생명을 하늘처럼’ 운운하며 청정이미지를 내세워 안으로 곪아터지고 있는 저임금,열악한 노동조건, 노동탄압 실상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국민들을 현혹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풀무원이 지금이라도 국민과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려고 한다면 노조말살 음모와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직장폐쇄를 즉각 철회하며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할 것이다.

연맹 경기본부는 풀무원 자본이 당장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 성실교섭에 나설 것을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에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고 계속해서 노동탄압을 자행한다면 다시는 풀무원같은 악질자본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주노총, 시민단체와 함께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경고한다.

2004년 8월 23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본부



회사입장


풀무원의 춘천 및 의령 공장의 파업 사태에 따른
직장 폐쇄에 즈음하여


풀무원 춘천과 의령공장 노동조합은 2004년 7월 6일(화)부터 현재까지 49여일 동안 파업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회사는 풀무원의 중요한 생산시설인 그 두 공장의 파업 사태를 참으로 가슴 아프게, 그리고 인내를 다해 지켜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파업 사태가 언제 마감될지 불투명한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이에 회사는 춘천공장과 의령공장의 시설 보호와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 2004년 8월 23일(월) 13:00부로 그 두 공장에 대해 직장폐쇄 조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조치에 선행하여 회사는 관련법(노동조합 및 노동 관계 조정법)에 따라 관계 행정관청과 지방노동위원회에 직장폐쇄를 신고하였으며, 같은 날짜에 노동조합에도 정식으로 이 사실을 통보하였습니다.

회사는 법률적으로 사용자가 지닌 마지막 수단인 이 조치를 신중하고도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뼈아프게 결정하였습니다. 우선 이런 안타까운 조치에 이르게 된 배경을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춘천과 의령공장의 노동조합은 파업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49일이 넘는 동안 각 공장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으며, 7월 말에 이르러서는 서울 본사 주변의 공공 장소를 점거하고 숙식하며 이른바 상경 투쟁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의 현관, 복도, 식당, 교육장 등 회사 시설물을 무단으로 점거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와 개인을 비방하는 게시물과 현수막 등을 회사 시설에 임의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은 생산설비에 대한 긴급 보수를 위해 방문한 외국인 기술자의 출입을 막는 등 생산 이외의 기본적인 공장 업무까지 방해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의 공장시설 점거로 인해 기계장치가 가동되지 못한 상태로 장기간 방치됨에 따라 고장 발생이 우려되고 향후 공장 재가동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의 조업 방해로 전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됨으로써 의령공장의 경우 하루 평균 약 4천 3백만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파업이 시작된 이래 회사는 노동조합의 위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에 노출되었으나 일관되게 합법성을 견지하였으며,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상생의 대화를 할 것을 거듭거듭 촉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행적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로 지속되었으므로 마침내 회사는 회사와 회사 직원, 그리고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에 따라 직장폐쇄를 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제까지 설명드린 대로 춘천과 의령공장의 직장폐쇄는 사업장의 시설을 보호하고 경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한을 모색한 끝에 내린 회사의 고뇌어린 결정이자 더 이상의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의 불가피성과는 별도로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성실히 진행하여 현재의 파업 사태와 직장폐쇄 조치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빠른 시간 안에 풀무원의 중요한 생산 시설인 춘천과 의령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시켜 풀무원 고객 여러분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을 다짐합니다.

평소에 풀무원을 믿고 아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04년 8월 23일

풀무원 춘천, 의령 두부공장
대표이사 여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