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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90억 거대기업이 노동착취"

풀무원 파업사태 장기화 우려

(주)풀무원의 춘천공장과 의령공장 노조원들이 한달 째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어 제품 생산 차질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노조원들은 “생명존중, 친환경기업이라는 풀무원의 청정한 기업 이미지에는 노동자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면서 “풀무원이 당기순이익 190억원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현장에서의 노동착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풀무원의 노조원들은 주5일근무제와 단일호봉제 실시, 정기검진 의료비와 자녀교육비 지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6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단일호봉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이 성과를 평가하지 못하고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성장은 정체된다며 포괄적인 경영권을 간섭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노조의 주40시간, 주5일, 일요일 휴무제 시행요구에 대해서는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4조3교대’ 근무시스템 도입을 약속했으나 노조측이 일요일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검진비 및 학자금보조 등 복지후생에 관련해서는 이윤을 창출하는 범위내에서 ‘선택적복리후생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풀무원은 현재 두부와 면류 등의 생산은 자동화 라인이 구축된 음성공장과 OEM 생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풀무원 춘천공장과 의령공장은 유기농 콩두부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인터뷰 - (주)풀무원 춘천공장 박엄선 노조위원장


“풀무원 노동자 배고파 못살겠다”

박엄선 노조위원장
생명존중, 친환경 기업이미지로 꾸준히 성장한 (주)풀무원의 춘천공장과 의령공장 노조원 140명의 노조원의 한달째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어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관련 풀무원춘천공장 박엄선 노조위원장을 만나 노조측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 노조측이 요구하는 사항은.

크게 두가지로 단일호봉제와 주5일제실시가 그것이다.

단일호봉제와 관련 풀무원에서는 입사후 3~4년이 지나면 2급으로 승급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즉 호봉을 근속년수와 따로 분리시켜 노동자간의 임금차이가 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똑같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여성의 임금 차이, 호봉간의
임금차이를 확대시킴으로써 노동자끼리 끊임없이 경쟁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주5일제 노동시간 40시간 보장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풀무원 노동자들은 10년동안 일요일을 마다하고 끊임없이 잔업을 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로인해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직업병 발생률이 86%나 된다.이밖의 노동자들이 매년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종합검진비의 70%를 보조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또한 10년동안 일한 노동자가 88만원의 기본급 밖에 받지 못하는 노동현실에 처해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학 교육비 중 1자녀에 대해서만이라도 50%정도 보조해 달라는 것이다.

- 그런 주장의 당위성에 대한 배경은 뭔가.

한 해 동안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199년 약 27억, 2000년 약51억, 2001년 약110억, 2002년 약205억원으로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보잘 것 없이 허술한 우사에서 시작한 풀무원은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당기순이익 190억의 거대기업으로 우뚝섰다.

이 정도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해주는 것이 이정도라니 답답할 따름이다.

오늘의 풀무원이 있기까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16시간, 18시간씩 묵묵히 일해 왔던 노동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IMF때는 비정규직이란 열악한 조건에서도 묵묵히 일 해왔고 임금을 반납하면서까지 회사 위기극복에 헌신했다. 그러나 회사는 190억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면서도 노동조건, 저임금구조, 노동자복지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 회사측과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난 8월 3일 교섭을 했고 5일 또 한차례의 교섭을 진행 했다.
그러나 지난 7월27일 여익현대표가 춘천에서 비노조원 20여명과 면담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노조측은 회사측과의 협상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 앞으로의 협상추진계획은 어떠한지.

회사측의 중국으로의 공장이전 계획관련 말들이 타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단 앞에서 언급한 4가지의 요구사항과 관련 회사측과 협상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 회사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회사측의 지금의 성장에는 노동자의 피와 땀이 서려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댓가를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10년을 뼈빠지게 일해도 기본급 80만원이라니 말이 되느냐

유태식 기자/lawyo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