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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액상분유 구더기 논란 조사 왜 늦어지나

지난 5일 자진신고...식약처.인천 중구청 "소비자 연락안돼"
소비자단계 조사 후 진천군 삼양패키징 제조사단계 조사 돌입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이 지난 2012년 야심차게 출시한 액상분유 베비언스가 구더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에 대한 조사가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사가 늦어짐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소비자 간의 입장만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가 블랙컨슈머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인천시 중구에 거주중인 소비자 A씨는 한 인터넷 블로그에 "액상분유 구더기. 처리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 유통기한이 2015년 11월 15일인 액상분유 병뚜껑에서 살아있는 구더기가 발견됐다며 해당 사진과 동영상 등을 게재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가 이 액상분유를 먹었다며 "어느기관에 어떻게 신고를 해야 할지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16일 "액상분유, 살아있는 구더기 나온 그 후"라는 제목의 글을 재차 올려 신고 진행 과정을 전했다.


그는 담당자와 연락이 힘들게 닿았고 집 앞으로 찾아와 사과하고 아이의 상태를 물었으며 이후 피해보상 문제로 수차례 회사와 통화를 했으며 피해보상으로 50만원을 주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번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LG생활건강은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비언스 액상분유는 제조공정상 살아있는 벌레 혹은 이물이 들어갈 수 없는 제품이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현재 인터넷상의 내용은 사실과 차이가 있으며  세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빠른 시간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LG생활건강은 “베비언스 액상분유 생산 공정상의 병과 뚜껑은 고압의 멸균용 세정액과 세척수로 멸균이 된다”며 “내용액 역시 134도 이상의 온도에서 35초 동안 멸균이 되어 충진이 되기 때문에 살아있는 벌레나 세균 등 생물은 전혀 살아남을 수 없고 각 단계별 공정에서 극히 미세한 거름망(0.14 및 0.173mm; 머리카락 굵기 정도)을 통해 걸러지고 있기 때문에 입자가 큰 물질은 생산 공정상 혼입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실물을 고객이 제시하지 않아 사진 상으로 확인 된, 유충을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파리유충(초파리 또는 집파리)으로 추정되며, 고객 발견시점의 살아있는 유충상태는 알이 부화한지 최대 7일내의 상태이며 이를 토대로 알의 예상 시점을 추정하면 고객 발견시점인 7월4일의 약 최대 7일 전쯤 부화되었음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하며 “해당제품의 생산제조일이 5월 15일, 제품을 구입한 일자는 6월 1일로, 제조시점 및 구입시점에서는 발생이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 5일 직원이 소비자를 찾아갔다. 현물은 볼 수 없었고 소비자가 사진과 동영상만 보여주며 벌레가 살아있다고 주장했다"며 "자체 매뉴얼에 따라 협의를 진행하면서 정신적 피해 보상 차원에서 생활용품 또는 50만원 보상을 제안했으나 해당 소비자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6일 식약처에 자진신고하고 식약처 지시 및 당사 자체적으로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조사는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베비언스에서 구더기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소비자가 인천시 중구에 거주하기에 현재 인천시 중구청에서 소비자단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중구청 담당자는 소비자도 만나보지 못한 상태다.


인천시 중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소비자단계 조사 중이다. 아직까지 소비자를 만나지 못해 현물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소비자단계 조사가 끝나면 진천군으로 넘겨 제조사단계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6일 자진신고가 이뤄져 식약처와 지자체 공유를 통해 현재 인천시 중구에서 소비자단계 조사를 하고 있다"며 "중구청 담당자가 소비자에서 여러차례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안돼 조사가 지연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베비언스 액상분유는 충청북도 진천군 소재 아셉시스글로벌에서 제조했으나 이달 초 삼양그룹의 삼양패키징이 아셉시스글로벌을 인수합병해 현재는 삼양패키징에서 제조하고 있다.


베비언스 액상분유 니플을 제작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 소재 림스텍은 "이번 구더기 사건과는 우리는 무관하다"며 "우리는 실리콘 가공 전문업체로 니즐 즉 젖꼭지만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고 했다.


이 업체는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도 해당 제품을 외면할테고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