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스타벅스가 이처럼 큰 회사가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1980년대 초까지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작은 커피전문점에 불과했다. 커피는 사람들에게 잠을 깨기 위한 각성제쯤으로 여겨졌다. 지금처럼 ‘즐기는’ 커피 문화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워드 슐츠는 일반적인 인식에 물음표를 던졌다. “스타벅스의 품질 좋은 원두커피가 유럽풍 커피하우스의 매력과 로맨스에 녹아든다면 어떨까?”
그리고 오늘날, 스타벅스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1만 4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매주 35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맞이하고, 하루에 다섯 개의 매장을 오픈한다.
중국은 물론 러시아, 미국문화에 배타적인 이슬람에서도 성업 중이다. 20여 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월스트리트의 신데렐라’는 이제 성공한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조셉 미첼리 박사는 이와 같은 스타벅스의 성공 배경에 주목한다.
저자는 하워드 슐츠 회장과 마틴 콜스, 짐 앨링 등 최고경영진을 여러 차례 인터뷰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매장직원들과 고객들을 만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그 과정에서 스타벅스 사람들의 독특한 마인드, 업무 스타일, 기업 문화 등을 분석했다. 그러한 수개월의 노력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그렇다면 여느 기업들과 스타벅스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회사 내부를 파고들면서 미첼리 박사는 스타벅스의 진정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서는 직원들을 ‘파트너(partner)’라고 부른다. ‘종업원’이 아닌 ‘동업자’로 규정하는 것이다.
미첼리 박사가 관찰한 스타벅스의 경영진은 파트너들을 배려하여 열정과 창의력을 불러일으키고, 파트너들은 자기가 받은 존중과 존엄성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그러한 선순환은 고객에게 기분 좋은 ‘경험’이 되어 궁극적으로 회사에 큰 이윤을 안겨주고 있다.
고객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은 비단 서비스 업계만의 화두가 아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에게 해당된다.
스타벅스가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분석이 뒤따랐다.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스타벅스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스타벅스가 만들어낸 ‘제3의 공간’이란 이미지를 감성 마케팅, 체험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스타벅스는 ‘지식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파트너들에게 커피에 관한 전문지식을 교육한다. 그래서 언제나 광고비보다 직원 재교육비의 지출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벅스가 언제나 승승장구해온 것은 아니다. 늘 후발주자들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
성장의 부작용도 만만찮다.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때면 그 지역에 존재해온 기존 상권의 반발을 사거나, 새로운 지역이나 국가에 진출할 경우 현지인들과 문화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루머에 시달리거나 고객의 항의를 사는 일도 발생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방법이다. 이들이 어떻게 크고 작은 난관을 해결하며, 어떻게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고 있는지는 이 책에서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경영원칙에서 우리는 요즘 기업 경영에서 강조되고 있는 키워드들을 읽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그들만의 경영원칙을 통해 세계인의 생활 속에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의 경영원칙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자유무역화 시대에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글로벌 브랜드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명진출판사 펴냄 / 조셉 미첼리 지음 / 269쪽 /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