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노태영 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정부와 식품·유통업계가 가공식품 할인 총력전에 돌입한다. 최근 초콜릿, 김치, 커피 등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한 업계 협조를 이끌어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식품기업 및 유통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7~8월 가공식품 할인 행사 확대와 관련한 협력을 논의했다. 주요 기업들은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며 7월 중순까지 라면, 빵, 음료, 김치, 아이스크림 등을 중심으로 집중 할인 행사를 전개하기로 했다.
2025년 6월 기준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해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초콜릿, 김치, 커피 등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은 품목이다. 예컨대 코코아 가격은 2023년 톤당 3,308달러에서 2025년 6월 기준 9,613달러로 세 배 가까이 폭등했다. 커피(로부스타) 가격도 같은 기간 2,490달러에서 4,190달러까지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팜유, 설탕, 환율 등의 안정세가 일부 확인되며 원가 부담이 점차 완화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기적 소비자 가격 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한 정부-업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7월 할인 행사 본격 돌입…라면·김치 최대 50%↓
정부는 커피·코코아 등 수입 원자재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 연장 및 부가가치세 면세 조치를 시행 중이며, 국산 농산물 원료 구매자금도 2025년 추경을 통해 200억원 추가 확대했다. 이와 함께 유통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 유도 차원에서 7월 대형 할인 캠페인이 시작된다.
라면류는 농심, 오뚜기, 팔도 등 주요 제조사들이 7월 한 달간 대형 할인 행사에 참여한다.
농심은 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대형마트에서 봉지라면, 컵라면 등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16~43%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편의점 채널에서는 2+1 프로모션을 병행한다. 오뚜기는 대형마트에서 10~20% 할인을 적용하고, 편의점에서는 1+1, 2+1, 3+1 등 다양한 구성의 판촉 행사를 준비했다. 팔도 역시 대형마트에서는 10~20% 할인, 편의점에서는 최대 50%까지 할인 또는 2+1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
SPC그룹은 17일까지 대형마트에서 식빵, 호떡, 샌드위치 등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10~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에서는 7월 한 달간 2+1 행사를 운영해 여름철 간편식 소비 수요에 대응한다. 할인 대상 품목은 SPC삼립 베이커리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커피·음료 부문에서도 주요 제조사들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여름철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동서식품은 7월 4일부터 31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스틱 및 캔 커피류를 대상으로 5~40% 할인을 적용하며, 편의점에서는 1+1, 2+1 행사를 병행한다. 남양유업은 스틱 커피 제품을 중심으로 10% 할인 행사를 7월 내내 대형마트 등에서 진행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캔커피 및 탄산음료 제품에 대해 1+1, 2+1 판촉 행사를 전개하며, 코카콜라음료는 탄산음료와 주스류를 중심으로 20~50% 할인과 편의점 1+1, 2+1 행사를 동시에 운영한다. 해태HTB 역시 같은 기간 탄산음료 및 주스류에 대해 최대 50% 할인과 다양한 묶음 혜택을 제공한다.
김치류는 물가 상승 체감도가 높은 품목인 만큼 주요 제조사들이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대대적인 할인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배추 포기김치, 열무김치 등을 중심으로 자체 온라인몰과 대형마트에서 1+1 행사 또는 30% 할인을 적용하며, 편의점에서는 2+1 또는 10% 할인 프로모션을 병행한다. 대상 종가집도 포기김치, 총각김치 등 주력 제품을 자체 온라인몰 및 대형마트 채널에서 30~35% 할인 판매한다.
또한 대한민국김치협회 소속 16개 회원사가 참여한 공동브랜드 ‘사계담’은 7일부터 20일까지 홈쇼핑과 온라인몰을 통해 10%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아이스크림류는 여름철 대표 소비 품목으로, 주요 제조사들이 7월 집중 할인에 나선다.
롯데웰푸드는 콘·막대류 제품을 중심으로 7월 1일부터 9일까지 대형마트에서 13~4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편의점에서는 2+1 프로모션을 7월 한 달간 병행한다. 빙그레는 메로나, 비비빅 등 주력 제품군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에서 20~30% 할인 행사를 적용하고, 매일유업은 자사 유통채널을 통해 2+1 판촉 행사를 운영한다.
유통업계도 동참…이마트·농협 50% 초특가 행사
대형 유통업체들도 여름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가공식품 중심 할인 행사를 일제히 진행한다.
이마트는 7월 한 달간 ‘외식물가 잡기 할인전’을 통해 삼계탕, 냉면 등 간편식과 닭요리, 보양식 국탕 등 냉동가공식품을 할인 판매하며, 라면·커피·김치·아이스크림 등 가격 인상 품목에 대한 특별 행사도 병행한다. 롯데마트는 10일부터 23일까지 라면, 음료, 김치, 간편식을 중심으로 ‘여름 휴가철 먹거리 할인전’을 연다. 홈플러스는 7일부터 8월 31일까지 ‘썸머 슈퍼세일’을 진행, 라면·과자·맥주·간편식 등 나들이용 식품을 중심으로 최대 50% 할인한다.
GS리테일은 7월 한 달간 빙과류, 음료류, 유제품 등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할인 행사를 운영한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10일부터 23일까지 ‘할인이 왔썸머!’ 행사를 통해 김치, 우유, 삼계탕, 백미밥, 탄산음료 등 최대 55% 카드 할인, 라면·과자류·스팸 등 인기 품목에 대한 최대 50% 이벤트 할인을 제공한다. 이어 24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가공·생활용품 55% 할인 및 5,500원 균일가 행사를 전국 2,100여개 매장에서 전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식품업계는 해외 수출 지원, 수입 원료 수급 안정화 등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 대응 프레임 마련과 국내 농산물 중심의 제조 전환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물가 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기획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업계와의 협의를 정례화해 가격 상승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