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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커피값이 오르면, 기후를 의심하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요즘 커피값이 예사롭지 않다. 스타벅스는 1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4700원으로 인상했고, 메가커피·컴포즈커피 같은 저가 브랜드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이젠 저가 커피도 안 싸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겉으로 보이는 이유는 인건비와 원재료, 환율이지만, 그 뿌리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지구의 열기’가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은 폭염과 가뭄, 서리 피해로 작황이 줄고 있다. 베트남은 폭우와 이상기후에 더해 농가들이 커피 대신 ‘중국발 수요 폭증’으로 두리안 재배로 전환하면서 로부스타 원두 공급이 급감했다. 지난해 생두 가격은 1년 새 70% 넘게 올랐고, 그 충격은 우리의 커피값으로 이어졌다.

 

커피 한 잔 가격이 오르는 건 단지 200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기후경제 시대의 물가 신호다. 우리가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 속에는 원두만이 아니라 폭염, 가뭄, 그리고 탄소의 흔적이 함께 담겨 있다.

 

연간 1인당 353잔을 마시는 한국인에게 커피는 습관이자 일상이다. 그러나 그 일상의 균열은 이제 지구의 균열과 맞닿아 있다.

 

커피값은 생활물가가 아니라 기후물가다. 우리는 지금 지구가 보내는 신호를 매일 아침 잔으로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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