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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려동물도 ‘건강기능식품’ 먹는 시대…정부, 제도화 착수

제약·식품 대기업 잇단 진입…농식품부 “기능성 표시 기준 신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제도 밖에서 급속도로 팽창하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제품군을 제도권 안으로 들이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본지 취재를 통해 “반려동물 기능성 사료에 대한 별도 표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기준 마련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기능성 표시 기준 신설을 통해 소비자 오인 우려가 큰 시장 혼란을 정리하고, 기능성 표시 요건 및 과학적 입증 자료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위반 시 행정처분도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제도 공백 속 ‘무법 성장’

 

현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상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명칭은 사람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는 해당 개념이 적용되지 않으며, 「사료관리법」 내에서는 보조사료 또는 배합사료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반려동물 영양제에 관한 법 규정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기능성 제품에 대한 표시 기준이나 기능성 원료 목록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빠르게 고급화·기능화되고 있다. 코스맥스펫은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섭취 가능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 중이며, 깨끗한나라는 올해부터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동국제약, 유유제약 등 제약업계는 이미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 면역·피부 기능성 제품, 치료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농식품부, 기능성 사료 표시 기준 고시 개정 추진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마련하고, 양축용 사료와 통합 관리되던 개·고양이 사료 제품에 대해 별도 표시 기준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2025년 상반기 행정예고 및 확정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능성 표시에 대한 규정이 핵심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본지에 “건강기능 표시를 허용하려면 기능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나 임상적 근거를 제출하도록 고시 개정을 준비 중”이라며,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도 가능하도록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제도를 참고해 기능성 원료 기준, 기능별 분류 체계, 표시 문구 제한 등 구체적 기준을 설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먹는 펫푸드’…이제는 시장이 기준을 요구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 원에서 2027년 15조 원, 2032년에는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사료 시장은 2022년 1조8000억 원에서 2027년 3조6000억 원, 2032년 1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는 이 중 기능성 사료가 약 30~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건강 이슈별로 세분화된 제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절·소화기능·면역력·피부 개선·노령견용 제품에 이어 알레르기, 치석 관리, 비만 등 ‘증상 대응형’ 사료와 영양제 제품이 다품종으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기능성 사료라는 이름 아래 검증되지 않은 기능성 주장이 광고·포장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제품은 유효성분 함량이 미달하거나, 해외 논문이나 데이터 출처만 근거로 삼아 “장 건강에 도움” “관절 강화에 효과” 등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문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제도화,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첫 공인화 신호

 

농식품부의 고시 개정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이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기능성’에 대한 정의와 표시 요건, 근거자료 요건 등이 명문화되면 허위 광고를 차단하고 소비자 신뢰 기반의 건강 펫푸드 시장 형성이 가능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반려동물 기능성 제품은 제도 공백 상태에서 성장을 이어왔다”며 “제도가 정비되면 오히려 검증된 기능성과 품질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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