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이 건전하고 품질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약사회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건강기능식품평가센터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7월 26일 건강기능식품평가센터를 개소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사업을 통해 소비자와 약국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 약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약국용 건기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것이다.
약사회는 평가센터를 개소하면서 지난해 8월초부터 건기식 제조업소를 대상으로 평가희망품목 접수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며, 10월중에는 건기식 교재를 발간할 예정이었다.
약사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평가센터의 진행상황은 평가실무위원회 구성과 평가기준 제정은 완료됐고, 건기식 교재는 12월말 경에 발간돼 배포 중에 있다.
약사를 대상으로 한 건기식 전문가 과정 교육은 10월~11월말까지 4주간 진행돼 강사요원 121명이 배출됐다. 이들은 각 지역에서 약사들을 대상으로 건기식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평가센터 설립의 취지였던 건기식 제품에 대한 평가와 분석 사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다.
개소 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평가센터에 평가를 의뢰한 제품은 한건도 없는 상황이다.
평가센터는 처음에는 평가 후 인증마크를 붙이려고 시도를 했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불가하다는 해석이 내려져 실행을 못하게 됐다. 또한 건기식 업체들은 건기법에 의해 식약청에 허가를 받고 있는데 또 다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도 대형 약국체인이나 개별 약국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펼쳐 물건을 납품하고 있는데 구태여 평가센터를 거칠 필요가 있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의사와 한의사 관련 단체들에서 건기식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어 오히려 약사회가 이들에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평가센터의 진행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 “평가센터를 보는 시각차에서 생긴 오해”라며 “평가센터의 설립 취지가 평가와 교육인데 이렇게 절반의 성과는 있는 셈”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건기식업계 관계자는 “약사회가 평가센터를 통해 건기식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있었는데 잘 풀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그만큼 건기식 시장이 역동적이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