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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원료 국내산 ‘둔갑’ 251명 적발

D식품 대표 등 7명 구속

수입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속여 부당이익을 챙겨온 식품제조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이재순 부장검사, 이원곤 검사)는 14일 독일산·중국산을 섞어 만든 감자전분을 국산으로 속여 판 혐의(사기 등)로 인천 D식품 대표 안모(43)씨와 공장장 이모(40)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불량 재료나 외국산 재료를 섞어 만든 팥 앙금과 건강보조식품을 국산으로 속여 대량 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 및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로 동두천시 S앙금 대표 하모(60)씨와 건강보조식품 제조업체 K홍삼 대표 김모(49)씨 등 5명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제조업체 대표 등 244명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 농산물품질관리법 등을 적용,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D식품 대표 안씨와 공장장 이씨는 2002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감자전분과 감자라면 등 라면류 39개 품목을 생산하면서 독일산?중국산을 70% 이상 섞었으면서도 순수 국산으로 둔갑시켜 15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다.

검찰수사결과 D식품은 최근 히트 상품을 개발, 연 매출액이 230억원에 달하는 중견업체로 ‘순수 국내 농산물 사용’ 등을 기업이념으로 표방하며 소비자 단체와 판매업체 등 14곳에 생산량의 60% 가량을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유통시켜 소비자들을 현혹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안씨와 이씨에 대해서 ‘OEM 계약자 등 특정 피해자가 있고 대량으로 장기간 소비자들을 속여 왔다는 점’을 중시, 통상적인 농산물품질관리법 대신 이례적으로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팥 앙금 제조 국내 5위권 이내 업체인 S앙금 대표 하씨는 지난 2002년말부터 1년5개월여 동안 유통기간이 경과하거나 포장지가 파손돼 변질 우려가 높은 강낭콩 및 고구마 앙금 등 불량식품 70톤을 섞은 팥 앙금 700톤(7억원어치)을 생산, 유통시키고 북한산 팥 앙금을 국산으로 속여 OEM 계약업체에 판매한 혐의다.

검찰은 S앙금이 생산한 팥 앙금은 전국적으로 유명 제빵, 제과업체 135곳과 호두과자 제조업체에도 납품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K홍삼 대표 김씨는 국내산의 40% 가격에 불과한 중국산 갈근, 감초, 구기자 등을 혼합한 홍삼 주스형 건강보조식품 413톤(납품가 7억3천여만원)을 제조, 국산으로 속여 원가의 30배 가까운 2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유관기관과 협조해 55명의 합동단속반을 편성, 부정식품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원산지 허위 표시가 거의 전 제품에 만연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10월말까지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체계적인 단속이 불가능해졌고 특히 원료 수불부 작성에 대한 점검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한편 D식품은 이날 임직원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 대 소비자 사과성명을 내고 “신제품 개발 초기 점도가 부족한 기술적 결함 보완을 위해 한시적으로 외국산을 사용했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속이게 돼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대표이사 사퇴와 함께 OEM 계약처 협의후 부당이득금을 환원토록하고 소비자, 납품업자 농민, 직원으로 구성된 외부감사제를 도입,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당초 기업 이념대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승현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