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황당 비판에 의욕상실"
최근 시민단체들의 식품업체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계속되면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인 환경정의는 8월 26일 ‘과소비와 그릇된 소비문화 조장하는 웰빙광고’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웰빙 문화와 관련 TV광고에 대한 모니터리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정의는 식품분야 광고의 경우 웰빙 문화 중 ‘건강’ 분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것에 편승해 제품의 성격이나 기능을 허위, 과장해 광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즈와 우유 등 유제품과 음료 시장의 제품들은 소량의 천연함유성분이 마치 해당 제품의 주성분인 것처럼 호도하거나 post harvest(수확 후 수출 전 농약 처리)의 위험성이 있는 농산물을 넣고도 이를 누락한 채 제품이 친환경적인 것인 양 광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우유의 ‘내몸사랑 발아현미우유’가 발아현미 성분율은 1%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성분이 주성분인 것처럼 꾸민 과장 광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웅진식품의 ‘자연은’ 브랜드에 대해서도 천연과즙이 아님에도 마치 천연인 양 강조하고, 기타첨가물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며, 반대되는 이미지를 차용해 건강식품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품과 상관이 없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거나(샘표식품/참숯으로두번거른양조간장), 전혀 상반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제품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거나(CJ/백설햄, 롯데리아), 위해성 여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는(제스프리/그린키위) 등의 제품에 대해서도 필수정보 누락과 비관련 이미지 차용 등의 평가를 내렸다.
특히 풀무원의 유기농두부는 중국산 콩을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누락시킨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이런 것까지 걸고넘어지면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광고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있다면 이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우유측은 아무리 광고에서 발아현미에 대해 부각시켜도 발아현미우유에 주원료가 발아현미가 아니고 우유란 사실은 소비자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CJ는 상품광고에 부정적인 정보를 담으라고 한다면 어떤 기업이 거액을 들여가며 광고를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광고가 가지는 상업적 예술이란 특성을 고려할 때 거짓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풀무원도 제품 포장과 홈페이지 등에 유기농 두부에 중국산 콩을 사용한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부체험단 이벤트를 통해 2차에 걸쳐 40명의 주부를 중국에 있는 풀무원 콩 농장을 견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리아도 패스트푸드의 한계를 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웰빙 후레쉬 제품군이라며 업체도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서울환경연합의 아질산염 관련 문제 제기를 비롯해 여러 환경·시민단체들이 식품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쏟아내면서 식품업계에선 ‘사업하기 힘들다’는 푸념이 늘어가고 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식품산업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민단체에서 지적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주관적인 비판이나 황당한 주문은 업체들의 의욕을 상실시킨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시민단체들도 식품산업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 주는 것이 상생하는 것”이라고 고언을 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