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심층수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업계를 따라가지 못해 애꿎은 업체와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수심 200m 이하의 태양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의 해수로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다.
해양심층수는 그린란드에서 출발해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4천년이란 긴 시간 동안 영양분을 잘 숙성·보관하고 있는 천혜의 영양창고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해양심층수에 대한 개발이 일찍 이뤄졌고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병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오염돼 가는 하천수나 지하수를 대신해서 식수로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해양심층수를 관리하는 법이 없어 수입업체들이 편법적으로 수입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 해양심층수 수입업체 관계자 L씨는 “2000년부터 해양심층수 수입을 위해 관련 정부부처를 돌아다녔지만 행정미비와 떠넘기기로 인해 환경부와 식약청을 왔다 갔다 하다 2년이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일본에서 해양심층수는 먹는물로 관리가 되고 있지만 먹는물을 관리하는 환경부의 먹는물관리법에는 땅에서 끌어올린 광천수나 지하수 등만을 먹는샘물로 규정하고 있어 해수를 주원료로 한 해양심층수는 원칙적으로 수입이 불가하다.
현재 해양심층수는 식약청의 협조와 지도를 얻어 탈염 해양심층수 99%와 1%의 식이섬유를 섞어 제조된 혼합음료로 허가를 받아 수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현지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수입을 해 오고 있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떠 넘겨지고 있다.
L씨에 따르면 일본에서 100% 해양심층수를 제조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보다 식이섬유 1%를 첨가해 제조할 때 드는 비용이 약 4배정도 더 들기 때문에 수입가가 엄청나게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해양심층수는 2l 한병이 15,000원, 500ml는 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수입업체는 2002년 4월부터 해양심층수를 혼합음료로 수입해 판매해오다 올 3월 통관소에서 제품명을 ‘해양심층수’로 표기하면 통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제품 포장에 표기돼 있는 ‘해양심층수’란 말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했다.
L씨는 “해양심층수 99%가 들어있는 제품을 해양심층수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이 업체는 지난 3월 말 가짜 해양심층수를 제조·판매한 업소와 함께 허위·과대광고 혐의로 적발돼, 마치 가짜 해양심층수인 것으로 오인돼 소비자들의 항의와 매출 격감을 겪기도 했다.
L씨에 따르면 단속업무를 맡고 있는 식약청 관계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모두 가짜”라고 언론에 설명해 합법적으로 수입된 제품들까지도 도매급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L씨는 “같은 식약청에서 허가해 주는 사람과 단속하는 사람이 다른 말을 하면 업체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양심층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으며 현재 각 부처 협의 중에 있고 이달 중에는 입법예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는 해수부에서 맡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