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쌀 관련 품목이 MMA(최소시장접근)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들어오는 반면 이미 관세화를 통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찐쌀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찐쌀 수입·판매업체들이 높은 마진을 미끼로 판매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부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찐쌀의 수입량은 3,969t(1,369천달러)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4%(금액으로 19.3%)가 증가했다.
찐쌀은 관세분류 체계상 현미, 정미 등 쌀에 속하지 않고 기타 조제식품으로 분류돼 수입이 자유로운 품목으로 주로 중국에서 쌀을 찐 뒤 말려 수출하고 있다.
실제 찐쌀의 수입량은 96년 741t에서 2001년 7,329t까지 꾸준히 늘어나다가 2002년 6,370t으로 반짝 줄어든 뒤 작년에는 8,198t으로 다시 증가했다.
찐쌀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쌀에 비해 반 정도 밖에 안되는 싼 가격 때문이다. 현재 국내 쌀 소비자 가격은 20kg 1포대가 4만7천원선이고, 찐쌀과 찹쌀을 섞은 혼합 찐쌀은 2만~3만원 정도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
중국산 찐쌀 수입업자들은 찐쌀 20㎏ 한포대당 1만원 이상의 높은 마진을 미끼로 판매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식당 등 대량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기존 양곡상이나 쌀 판매업자들을 공략해 한달에 1,000포대 이상 판매하는 점포까지 생겨나고 있다.
중국산 찐쌀을 수입하는 한 무역회사의 경우 소매가격이 3만2천원인 중국산 찐쌀 20㎏ 한포대 판매점 공급가격은 2만3,000원으로 중간마진이 9,000원이었다.
또 소매가격이 3만5,000원인 일반 가정판매용 혼합 찐쌀은 2만5,000원으로 마진이 1만원, 삼계탕집에서 인기가 높은 찐찹쌀은 공급가격이 2만8,000원으로 중간마진이 무려 1만7,000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찐쌀 판매점 개설은 별도의 보증금 등이 필요 없이 일반 다단계 판매 방식처럼 일시불로 현물을 일정량 구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선구매와 선납금을 중국 현지에서 미리 물량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산 찐쌀 판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형 식당 등 기존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업자들은 자연스럽게 국산 쌀을 찐쌀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한달에 최고 1,000포대 이상 판매하는 업자도 있다”면서 “찐쌀의 가격이 싸기 때문에 일단 한번 써본 식당은 고정고객이 된
다”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