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뭘 먹지’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 특히 중년의 기성세대들이 매일같이 해야 하는 고민 중의 하나다.
고민 고민하다가 찾아드는 음식점에는 김치찌개, 된장찌개나 순두부, 육개장 등 ‘그 나물에 그 밥’식의 메뉴가 대부분이다. 싫증나면 기껏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이나 짬뽕으로 때우거나 칼국수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대부분 술자리로 연결되는 저녁 약속은 ‘삼결살에 소주 한잔’이 단골 메뉴다.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식품문화가 있지만 대부분이 어린이나 신세대 또는 상류층을 위한 것이지 정작 주 소비계층이자 사회의 중심세력인 보통의 기성세대를 위한 식품문화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잘 먹고 잘 살기’니 ‘웰빙’이니 등의 구호가 요란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를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 기획사에서는 45~64세의 기성세대를 ‘와인세대’(WINE: Well Integrated New Elder)라고 명명했다.
와인세대는 해방과 전쟁의 혼란 속에서 태어나 보릿고개를 겪으며 빈곤 속에서 성장했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국가와 가족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년기에 IMF의 직격탄을 맞는 등 급격한 사회변화의 충격을 온 몸으로 겪고 있는 ‘불행한 세대’다.
최근 이런 와인세대에 우리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 중에서 특히 기성세대를 위한 ‘먹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는 굶주림과 사회적 격변을 겪으면서도 우리사회의 중심세력으로 묵묵히 일해 온 와인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기 때문이다.
김병조 편집국장/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