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하는 친환경적인 생활만이 해법
2004년 새해 벽두, 지구촌은 축제와 희망의 분위기가 아니라 공포와 탄식으로 시작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 젖소가 발견돼 전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있고, 중국과 대만에서는 사스가 재발해 1년 전의 악몽을 되살리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 가금류 사육농가의 피해는 물론 닭과 오리고기의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역병인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는 4천2백만명을 넘었고 2010년에는 7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2003년은 동서양의 예언서들이 예언한 대로 적중했다.
서양의 예언서 노스트라다무스는 “무서운 전쟁이 서쪽에서 일어나면 다음해에 역병이 돌리라.
젊은이도 늙은이도 동물도 살아남지 못하리라”고 예언했고, 동양의 격암유록은 “이름없는 괴질은 하늘이 내린 재난인 것을, 그 병으로 앓아 죽는 시체가 산같이 쌓여 도랑을 메우니 길조차 찾기 힘들더라”고 예언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지구촌에서 벌어졌던 해괴한 일들은 2004년 새해에도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존에 창궐하고 있는 각종 전염성 질병도 원인규명이나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잠복상태에 있는 차세대 질병 또한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인불명 및 치료 불가능한 질병이나 재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는 “인류의 삶이 반 자연적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그 해법 역시 자연에서 찾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류의 삶이 자연과 함께 하는 친환경적인 생활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현대 전쟁의 원인으로까지 꼽히고 있는, 한정되어 고갈돼 가는 석유 등의 화석에너지에 메달릴 것이 아니라 물, 바람, 태양을 이용한 자연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는 길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괴질이 대부분 동물에서 비롯되고 있고 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인간문명이 만들어 낸 환경파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8천400명의 감염자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새 변종으로 확인됐고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발생한 천연두의 일종인 원숭이 두창도 다람쥐과의 애완동물인 프레리도그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류문명의 과학화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순기능을 하는 이면에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역기능이 부지불식간에 싹 터왔고 이제는 인간이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 세계는 하루에 150여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있고, 6050만평의 사막을 만들어 내며, 1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희망과 축제보다는 언제 닥쳐올지 모를 질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둡게 시작되는 갑신년 원단. 인류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를 넘어 ‘자연과 함께 전진’을 외치며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한 일대전환을 촉구한 독일의 생태 언론인 프란츠 알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김병조 기자/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