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하고 다시 가고 싶은 '고모리691'고모리에 가던 날은 봄비치고는 꽤 많이 내렸던 이틀이 지나고 기분 좋게 화창한 하늘을 만날 수 있었던 날이었다.폼나게 썬그라스를 척 끼고는 기름을 가득 채워서 달구지에 시동을 걸으니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부산에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혼자 가기엔 좀 먼 거리라서 순진한 친구 하나를 꼬셔서 길을 나섰다.친구는 소풍이라도 가는 줄 아는지 커피에 김밥에 한보따리 준비를 하고 머리까지 하느라고 난리법석..어디 선이라도 보러 가는 줄 아는지..원..어느새 오월의 나뭇잎들은 팔랑 팔랑 옅은 초록으로 빛나고 있었고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도 너무 싱그러워 자꾸만 콧노래가 나왔다.하지만 몇 년 전인가 친언니와 와 본 적 있는 고모리691을 찾아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그 때는 그렇게 많은 업소들이 없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새 많은 변화가 있어서 그만 지나치고 다시 턴을 해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언제 붙여졌는지 고모리는 ‘문화의 거리’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었는데 많은 라이브업소들이 그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들려오는 시원시원한 여자 보컬..노래 소리가 나는 곳은 야외에
자존심 강한 한정식집 △ 우은실 기자생일날 아침이었다.바로 전날에서야 다음날이 생일인지 알아서 그 흔한 미역 꽁다리 하나도 준비하지 못했었다.빵 쪼가리 한 장도 없는 냉장고 문을 부셔져라 닫고 찬 우유 한 잔으로 아침을 가리면서 괜히 그 시간까지 자고 있는 남편에게 눈 꼬리가 찢어져라 눈을 흘겨주었다.그래도 명색이 마누라 생일인데 미역국이라도 먹었냐는 소리 한 마디도 없이 아침까지 술 냄새를 펄펄 풍기면서 자는 모습이라니..집을 나서 합창연습을 하러가면서도 내내 입이 한 자나 부어 있었나보다.고양시 YWCA여성 합창단에 속해있는 나는 며칠 후로 다가온 합창경연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생일날 미역국도 못 먹고 집을 나선 거다.노래가 제대로 되겠나...어거지로 연습을 끝내고 다행히 몇 몇 단원들의 주선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입에서 나온 음식점 이름이 이구동성으로 ‘구현품’이었다.무슨 식당이름이 그래..하면서도 정말 맛있다는 말에 마지못해서 따라나섰다.아줌마들이 맛있다는 데야..제법 일산지리에 자신이 있었는데도 그 식당은 꼬불꼬불 가는 길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더군다나 주차장도 없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 배는 고프지, 짜증이 있는 데로 나서 무엇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