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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실의 맛집 멋집] 고모리 시리즈 제 1 탄

애인하고 다시 가고 싶은 '고모리691'

고모리에 가던 날은 봄비치고는 꽤 많이 내렸던 이틀이 지나고 기분 좋게 화창한 하늘을 만날 수 있었던 날이었다.



폼나게 썬그라스를 척 끼고는 기름을 가득 채워서 달구지에 시동을 걸으니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부산에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가기엔 좀 먼 거리라서 순진한 친구 하나를 꼬셔서 길을 나섰다.

친구는 소풍이라도 가는 줄 아는지 커피에 김밥에 한보따리 준비를 하고 머리까지 하느라고 난리법석..어디 선이라도 보러 가는 줄 아는지..원..

어느새 오월의 나뭇잎들은 팔랑 팔랑 옅은 초록으로 빛나고 있었고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도 너무 싱그러워 자꾸만 콧노래가 나왔다.

하지만 몇 년 전인가 친언니와 와 본 적 있는 고모리691을 찾아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 때는 그렇게 많은 업소들이 없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새 많은 변화가 있어서 그만 지나치고 다시 턴을 해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언제 붙여졌는지 고모리는 ‘문화의 거리’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있었는데 많은 라이브업소들이 그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들려오는 시원시원한 여자 보컬..

노래 소리가 나는 곳은 야외에 꾸며진 라이브 무대였다.
너른 잔디밭에 하얀 테이블과 의자가 드문드문 놓여져 있고 한가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 그 자체였다.

봄햇살에 눈이 부셔 주름살 생길까봐 고민되는 분들은 주건물의 발코니에 앉아보시라.. 분위기가 그만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펼쳐진 고모리 저수지...
물을 보면 사람들은 왜 편안함을 느끼는지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한가로운 풍경이었다.

3000여 평의 너른 공간은 널찍한 주차장에
저수지 옆으로 라이브 무대가 자리하고 있고 주건물과 한정식관, 겨울에만 개관을 한다는 라이브관과 동물원까지 있었는데 최근 식물원으로 바꾸려고 한단다.
영화와 드라마에 많이 출연했다는 명성에 걸맞게 군데군데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주건물을 들어서면 은은하게 풍기는 철목냄새가 옛날 기찻길에서 놀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한다.

푹신하게 안락한 커다란 쇼파에 앉아 향이 좋은 커피를 앞에 놓고 이 곳의 주인(민병현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써비스업에 오래도록 종사했다는 쥔장은 커피전문점을 오래도록 운영했고-어쩐지 커피 맛이 예술 이었다- 이 곳에 타운이 형성되기 전에 들어와 고모리의 터줏대감이 되었다는데 탈색한 머리칼에 색 있는 안경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세련남 이었다.

주건물이 곳곳에 주인의 인테리어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과 편안함을 주는 짙은 갈색톤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한정식관은 착 가라앉은 베이지톤에 실내가 점잖다.

작지만 아늑한 실내로 이루어진 방들의 격자문이 어찌나 고풍스러운지 이 곳에서 식사를 하면 밥인지 꿀인지 모를 것 같았다.

깔끔한 실내에 무심하게 걸어 놓은 듯한 장식품들도 예사롭지 않다.
30명까지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도 준비된다고 한다.

해서 이 곳에선 야외결혼식도 자주 열리곤 하는데 비용은 식사비만으로도 땡..

양식으로는 에피타이저와 수프, 신선한 샐러드, 샤베트, 메인 요리, 디저트가 포함된 '고모리 691'의 대표적인 VIP스페셜이 있으며 바다가재와 안심스테이크, 왕새우와 안심스테이크, '고모리 691'의 특미 고모리 691 정식이 있다.

한식은 두 코스로 나뉘어져 있으며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 특색이라고 한다.

고모리691은 아침 9시에 오픈해서 새벽 1시까지 한단다.
찾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지만 의정부에서 포천 방향으로 가다가 포천 시내로 들어가는 사거리 우리병원에서 우회전해 직진으로 십여분을 달리다보면 저수지가 펼쳐질 것이다.

저수지가 보이면 우회전해서 꼬불꼬불한 길을 달리다보면 고모리691의 너른 주차장이 보인다.

잘 모르겠으면 홈페이지나 전화(031)5419-691로 문의하면 된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저녁 반찬을 걱정해야 할 시간.. 옆에 앉아 쫑알쫑알 떠드는 친구는 애인있는 사람들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일 것 같다고 한다.

오가는 길 아름답고 분위기 좋고 최상의 경치를 맛보고 싶을 때 이곳 고모리691로 떠나보자.

우은실 기자/silv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