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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두누리' 적포도주 합격점

농진청 "생식·양조 모두 품질균일, 내년부터 보급 예정"

국내 기후에 알맞은 국산 양조용 포도품종 양조적성을 평가한 농촌진흥청이 적포도주용으로 ‘두누리’ 품종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24일 전했다. 

국내산 포도주는 대부분 ‘캠벨얼리’ 포도로 담근다. 그러나 ‘캠벨얼리’는 애초 그냥 먹는 생식용으로 생산된 품종이다. 따라서 포도주로 만들면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캠벨얼리’로 담근 적포도주는 외국산 포도주와 견줘 색감이나 떫은 맛(탄닌) 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농진청(과수과)은 국내 기후에 맞춰 적포도주를 담그기 위한 양조용 포도 품종 ‘두누리’를 개발했다. ‘두누리’에 대해 농진청은 “2006년 선발된 생식·양조 겸용 품종으로, 짙은 검은색으로 착색이 잘되고 과실이 많이 달릴 뿐 아니라 포도송이가 길쭉해 ‘알솎기’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달 초 ‘두누리’ 품종으로 만든 2011년산 적포도주에 대한 소믈리에 평가단의 블라인드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외국산 적포도주인 ‘2007년산 메를로’(Merlot), ‘2009년산 피노누아’(Pinot Noir)에 견줘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농진청은 “특히 아로마(과일 자체의 향)와 부케(양조 후 생성되는 숙성된 향) 평가에서 ‘두누리’는 5점 만점에 4점을 받아 각각 3점을 받은 ‘메를로’와 ‘피노누아’보다 뛰어났다. ‘전체적인 조화’ 항목에서도 외국산 와인에 비해 높거나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소믈리에 평가단은 ‘두누리’ 적포도주가 붉은 색에 질감과 구조감이 잘 잡혀 있고, 베리류의 복합적인 향이 신선할 뿐 아니라 산미가 잘 다듬어져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수확시기별 양조품질 평가에서도 고품질 포도주 생산을 위해 ‘두누리’를 “당도 17브릭스(°Bx) 이상, 산함량 0.5%일 때 수확하면 특성이 잘 나타나는 와인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농진청 과수과 정성민 연구사는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포도 새품종 ‘두누리’로 포도주를 양조할 경우, 외국산 중저가 포도주가 차지하고 있는 포도주 시장을 국내산 포도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며 “‘두누리’는 내년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