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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전쟁', 자본주의 종말의 뇌관

이철호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선진국 식량무기화 고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전후로 노골화된 서방 선진국들의 식량무기화 전략을 파헤치고, 실례를 들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정책과 식량정책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책 <식량전쟁>(도서출판 식안연, 1만2800원)이 30일 출간됐다. 

<식량전쟁>의 지은이 이철호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학자로서 40여년간 식품학 연구를 통해 얻은 식견과 통찰력으로 세계의 미래를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지난 반세기는 세계화, 자유무역,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가진 자의 끝없는 탐욕을 채우는데 몰입했던 기간이었다”고 꼬집었다. 

비교우위 경제이론으로 세계 각 나라를 분업화하려는 서방 자본주의 선진국들의 의도가 현실화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한 무역자유화와 함께 식량생산에 게을렀던 개발도상국들은 곡물가 파동으로 식량대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세계적인 지각 변동을 일으킬 키워드는 식량이며, 식량전쟁은 오래전부터 준비돼 왔고 현재 진행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생명공학의 발전이 가져다준 인류를 위한 혜택이 식량무기화를 위해 어떻게 쓰이고,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는 지적재산권이 세계의 농업과 식량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그 종말까지 예단한다. 

그러나 어두운 미래에 대한 예건으로 끝나진 않는다. 이 교수는 WTO 이후 식량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광우병 쇠고기 대란을 겪었던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조명해 보고, 앞으로 세계 공영에 이바지할 한국의 세계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