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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녹용 밀수 5배 급증

관세청, "지난해 적발액 정식수입액보다 많아"


지난해 인삼과 녹용 밀수가 전년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해 두 품목에 대한 밀수 적발액이 정식 수입액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29일 최근 5년간 인삼과 녹용 밀수단속 실적이 각각 842t, 729억원 상당으로 같은 기간 정식 수입된 2842t, 1485억원과 비교해 중량은 30%, 금액은 49%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5년간 관세청에 적발된 밀수 품목 중 인삼과 녹용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밀수 적발액이 376억원으로 정식 수입액 288억원보다 88억원이나 더 많았다. 

인삼과 녹용 밀수가 줄지 않는 원인으로 관세청은 “국민들이 대표적 보양식품으로 인삼과 녹용을 가장 선호하고, 제약회사들도 각종 드링크 원료로 사용하는 등 직간접적인 수요가 꾸준한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보양식품으로 수입 통관될 때 엄격한 검역절차를 거쳐야 하고, 한약재로 수입될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별도 관리를 받는 등 수입 조건이 까다로워 밀수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도 풀이했다.
 
특히 인삼은 제약회사가 수출용원재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시장접근물량 추천을 받아 수입할 경우에는 20% 관세율을 적용 받는다. 그러나 개인은 관세율(222.8%)이 높아 사실상 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최근 5년간 인삼 밀수 적발실적(772t, 565억원)이 정상 수입실적(379t, 47억원)보다 훨씬 높았다는 게 관세청 설명이다.
 
높은 국내수요에도 불구하고 수입물량이 많지 않아, 밀수품을 국산으로 둔갑 유통하면 기대이익이 큰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관세청은 밝혔다.
 
관세청이 국내 가격과 수입 원가(세전)를 비교해 밀수에 따른 기대이익을 추정(밀수품 취득가격을 수입원가로 가정)해보니 인삼은 1㎏당 국내 가격이 8만9700원 정도 높았다. 인삼 1t당 밀수 이득이 약 9000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녹용도 1㎏당 국내 유통 단가가 4만600원 정도 높아 밀수 이득이 1t당 약 4000만원에 달했다.  

인삼과 녹용을 밀수하는 수법은 컨테이너 안에 정상화물과 섞거나 숨기는 게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트리스 안이나 또는 원단 두루마리 안에 교묘하게 숨기거나, 부두에서 선원들과 짜고 승용차로 밀수입하고, 이사화물 속에 섞어 숨기는 등 밀수 수법이 지능화·다양화되는 추세다.
 
관세청은 “지난해 단속실적이 급증한 점에 비춰볼 때 올해도 시세차익을 노린 밀수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범자들을 중심으로 정보 분석을 강화해 우범경로 및 화물에 대한 공항만 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