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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품소비 '건강 지향' 대세

동일본 대지진 뒤 급증했던 '안전 지향'은 하락세

일본인들의 식품소비 성향을 조사해보니, ‘건강 지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부터 70대까지 고령자들 사이에서 건강을 고려해 식품을 고르는 경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본 재무성 산하 정책금융기관인 (주)일본정책금융공고(JFC)는 이달 14일 일본 소비자의 식품 지향 조사 결과(2011년도 제2회 소비자동향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건강 지향’이 2008년 1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올해 1월1일부터 20일까지 일본 전역의 20~70대 남녀 2000명(남녀 각 1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식품에 대한 ‘건강 지향’이 45.7%로 가장 많았다. ‘건강 지향’은 특히 50~70대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령층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건강 지향’에 이어 ‘경제성 지향’이 두 번째였다. ‘경제성 지향’은 이전 조사 결과에 견줘 약간 감소세를 보였지만 34.4%로 조사돼 일본 소비자들에게 뿌리 깊은 절약정신이 계속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세 번째로 높은 ‘단순화 지향’은 25.9%로 늘어나 식품 간편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두 지향 모두 20~40대 비율이 높아 젊은층에선 식비를 절약하면서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일본 대지진 뒤 지난해 7월 조사 때 급증했던 ‘안전 지향’ 비율은 23.1%로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발생한 대지진 전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었다. 일본인들 사이에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나 식중독 등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일본 식품의 수입 식품에 대한 가격 수용도에 대해선 ‘수입 식품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일본산을 선택한다’는 응답률이 60%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 식품의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음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였다. 

수입 식품 소비성향 조사 결과, 일본인들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수입 식품을 선택하는 성향이 높았다. 그러나 수입 식품 가운데서도 유제품·과자·술(주류)은 ‘가격보다 맛’이 중요하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자주 구입한다’ ‘가끔 구입한다’ ‘드물게 구입한다’를 합친 답변이 50%를 넘는 수입 식품은 과일·쇠고기·어패류·밀가루였다. 이에 대해 일본정책금융공고는 “일본산을 구입할 수 없는 종류가 있기 때문에 다른 품목에 비해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입 식품을 ‘자주 구입한다’ ‘가끔 구입한다’ ‘드물게 구입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수입 식품 구입 이유로, ‘가격이 싸다’는 점을 많이 꼽았다. 특히 육류는 약 70%가 ‘국산(일본산)보다 10~20% 싸게’ 산다고 응답했다. 

일본정책금융공고는 “싼 가격보다도 ‘맛’을 구입 이유​​로 꼽은 유제품·과자·술의 경우 ‘국산보다 비싸다’ 하더라도 구입하는 비율이 많아 가격에 상관없이 ‘맛’을 우선으로 수입 식품을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짚었다.

수입 식품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많았고, ‘적극적인 이유가 없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수입 식품을 구입하지 않거나 구입한 적이 없는 소비자들 가운데 ‘앞으로도 구입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60~70%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산 식품을 선택하려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