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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원료로 만든 식품 즐비

식약청, "방사성 물질 검출 일본식품 통관 불가"

많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작년 3월 일본 원전사고 발생 이후 일본에서 수입한 식품원료로 과자·술 등을 만들고 있지만,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어 일본산 수입식품이 국내에서 제조되는 과자·술 등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홍희덕 의원실과 손잡고 작년 11월과 올 2월 2차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정보 공개를 요청해 일본산 수입식품 관련 자료를 모은 결과 수산물뿐 아니라 각각 과자와 술의 원료인 코코아두와 백미 등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일본산 식품원료(수입업체)는 코코아두(오리온), 백미(하이트진로 등), 커피원두(롯데삼강·한국네슬레 등), 건포도(대한제당 등), 콩가루(웅진식품), 계피(파리크라상), 생강(NH무역), 카레분말(농심·매일유업 등) 등이다. 그밖에 고춧가루, 냉동 과일, 차류, 분유, 식육추출가공품 등도 일본에서 수입됐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전했다. 


문제는 이들 일본산 식품원료에 대한 방사능 물질 오염여부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축산물을 제외하고 원산지 ‘현’ 단위를 확인할 수 없어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해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주장을 폈다. 

환경운동연합은 “특히, 방사능 피폭에 피해가 큰 성장기의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의 원료가 되는 제품에서 방사능에 오염 가능성이 높은 일본산 수입식품들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수입품목과 수입회사만 공개된 농산물의 경우 원산지 현의 공개와 방사능 오염 여부를 요구했으나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식물검역과는 이의 공개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방사능오염 수치는 없고 기준치에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만 알려주고 있어 방사능오염 여부를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를 인용해 작년 원전사고 이후 제염 대상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들이 수입중지 대상에서 빠졌을 뿐 아니라 과자, 음료, 주류 등의 원료가 수입돼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군마, 도치기, 이바라키, 치바에서 생산하는 시금치, 감, 차, 원유(우유) 등을 수입중지시켰지만 제염 대상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사이타마는 수입금지 대상지역에서 빠졌다는 주장이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감을 말린 곶감과 원유를 가공한 분유는 수입정지 품목이 아니며, 무엇보다 과자, 음료, 주류 등의 원료들이 수입돼도 단순히 ‘수입산’으로만 표기되는 탓에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입식품 정보사이트를 통해 오리온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초콜릿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코코아두를 일본에서 수입해온 오리온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입을 잠시 멈췄다가 작년 10월부터 매월 두 차례 이상 도쿄에 위치한 다이토 카카오사(DAITO CACAO Co., LTD.)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서울우유 협동조합, 한국야쿠르트, 롯데칠성음료, 매일유업, 파리크라상 등이 일본에서 축산물(원유)을 수입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들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공개한 일본산 축산물 수입업체 목록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사능 오염 제염대상 지역에서도 혼합분유가 수입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축산물은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나 유아용 분유에서 1㎏당 최대 30.8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되어 문제가 된 메이지 분유 공장이 있는 사이타마 현에서 혼합분유가 수입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염대상이 아니지만 국제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사성물질이 흩어진 것으로 예상되는 도쿄, 가나가와, 홋카이도, 기후 등에서도 분유, 연유, 유크림, 아이스크림, 식육추출가공품, 난황액 등이 수입되고 있었다.

환경운동연합과 홍희덕 의원실은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는 지역에서도 식품이 수입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물론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식약청은 모든 일본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면서 검사현황을 일주일 단위로 식약청 홈페이지(일본원전 식의약정보방)에 공개하고 있으며, 일본산 수입식품의 제조 또는 생산 지역인 ‘현’을 반드시 공개한다는 해명을 내놨다. 

식약청은 20일 오후 설명자료를 내어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요오드, 세슘) 결과, 미량이라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 기타 방사능 핵종(플루토늄, 스트론튬 등)에 대한 추가 검사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어, 방사성 물질이 미량이라도 검출된 식품은 통관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21일 추가보도자료를 내어 19일 발표한 일본 수입식품 롯데삼강과 한국네슬레가 수입한 커피원두, 파리크라상이 수입한 계피, NH무역이 수입한 생강 등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니며, 일본을 거쳐 수입된 품목임을 밝혔다. 


일본을 경유해 수입된 품목과 해당 업체

△커피원두-(주)롯데삼강

-과테말라산 커피원두 1건 1.5㎏을 일본 오끼나와공항을 경유(거쳐)하여 인천공항으로 2011년 1월20일 수입, 1월26일 식물검역 합격.

△커피원두-한국네슬레(주)

- 온두라스산 커피원두 1건 5만1750㎏을 일본 고베항을 경유하여 부산항으로 2011년 2월12일 수입, 2월15일 식물검역 합격

- 이디오피아산 커피원두 1건 9만㎏을 일본 고베항을 경유하여 부산항으로 2011년 2월23일 수입, 2월25일 식물검역 합격.

- 온두라스산 커피원두 1건 1만7733㎏을 일본 고베항을 경유하여 부산항으로 2011년 3월13일 수입, 3월15일 식물검역 합격.

△콩-대상(주)

- 미국산 콩 1건 10㎏을 일본 오끼나와공항을 경유하여 인천공항으로 2011년 10월22일 수입, 10월25일 식물검역 합격.

△계피-파리크라상

- 스리랑카산 계피 1건 5㎏을 일본 나리다공항을 경유하여 인천공항으로 2011년 3월24일 수입, 3월29일 식물검역 합격.

△생강-NH무역

- 중국산 생강 2건 4만8000㎏을 일본 토오쿄항을 경유하여 부산항으로 2011년 5월10일 수입, 8월12일 식물검역 합격.

- 중국산 생강 1건 2만4000㎏을 일본 토오쿄항을 경유하여 부산항으로 2011년 6월10일 수입, 8월12일 식물검역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