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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수도권 지진 예고에 '건빵' 불티

코트라, 한국산 식음료 진출 가능성 '높음'

1년 전 대지진의 악몽을 경험한 일본에서 최근 지진 대비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작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한 진도 9.0 규모의 대지진과 대지진에 따른 지진해일(쓰나미)로 원자력 발전소가 파괴되는 재앙을 겪은 일본인들이 너도나도 재난대응 상품 구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후쿠오카무역관은 12일 ‘수도권 직하형 지진 발생 확률이 4년 이내 70%’라는 올 1월 도쿄대 지진연구소 예고에 재난용품 구매가 1월 말 이후 급증했다고 밝혔다. 

후쿠오카무역관은 지진에 대한 일본인들의 불안 심리가 재난용품 구매로 이어져 일부 인기 품목의 경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며,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매장별 인기 재난대비 상품을 소개했다.

후쿠오카무역관이 소개한 유통매장 가운데 도큐 핸즈(TOKYU HANDS) 시부야점에선 올 1월 초까지 거의 판매가 없던 수동식 자가 발전 ‘다이나모 라디오’가 1주일 사이에 200개가 팔렸고, ‘방한용 침낭 시트’는 1000개나 팔려 재난용품 판매순위 1~2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제품이 5년간이나 보존 가능한 부르본(Bourbon)사의 건빵이다. 이 제품에 대해 후쿠오카무역관은 “사탕이 같이 들어 있어 목이 메지 않기 때문에 특히 많이 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 들어 재난용품 판매가 급등하자 도큐 핸즈 시부야점은 매장 내 재난용품 판매 면적 확장에 나섰다.

앞서 도쿄무역관도 지난달 22일 올해 들어 종합슈퍼 체인 등을 운영하는 유통대기업, 홈센터, 디스카운트 스토어 등에서 방재 관련 상품 구비를 2~3배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도쿄무역관은 대형 유통기업들의 방재용품 코너 설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일본 최대 유통대기업인 이온(AEON)은 올해 1월 중순부터 방재 용품 코너와 상설 판매장 등을 각 점포에 설치해 관련제품의 판매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온의 방재용품 전체 매출액이 전용 코너 설치 전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도쿄무역관은 추정하며, 이온에서 판매하는 방재용품 중에서도 라디오, 음료수, 쌀 등으로 구성된 ‘라이프 서포트 20종 세트’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12일 후쿠오카무역관은 앞으로도 일본에서 재난용품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우리 식품기업의 재난대비 식음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빠르게 확대되는 일본 재난용품 시장 중에서 우리 기업들의 식음료 시장 진출 가능성은 높지만, 공산품 진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후쿠오카무역관은 “식음료는 ‘한류 열풍’으로 수년 전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증가했으며 위생·안전면에서도 이미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장기 보존용 식음료 시장은 노려볼만 하다”고 짚었다.

반면 “공산품은 이미 다수 일본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재난용품들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은 낮다”는 게 후쿠오카무역관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