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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달콤 짭짤한 불고기' 선호

'새콤한 초간장 생채양념' '매운 닭볶음탕' 등도 좋은 평가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식 맛은 무엇일까?’

한식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현지 외국인들의 입을 사로잡을  맛을 찾아냈다고 농촌진흥청이 밝혔다. 

8일 농진청은 ‘외국인 대상 한식의 관능적 기호도’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달콤 짭짤한 맛의 불고기, 약간 새콤한 맛의 초간장 생채양념, 고추장이나 건고추가 들어간 매운맛의 닭볶음탕 등이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농진청이 이화여대, 서울여대, 경희대와 손잡고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미국·프랑스·일본·중국 현지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한식을 조리해 맛보인 결과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여러 가지 한식 품목 가운데 선호하는 것을 고르는 기존 조사방식과 달리 다양한 레시피의 조합을 통해 현지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조리법을 찾아내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대상 한식도 양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음식, 나물의 익힌 정도에 따라 질감이 차이가 나는 음식, 닭볶음탕이나 부침개처럼 복합적 맛을 지닌 음식 등으로 골랐다.  

조사결과 미국 소비자는 불고기 기본양념에 설탕과 간장을 30%씩 더해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의 불고기를 가장 선호했다. 생채(샐러드) 양념은 식초와 간장을 섞은 약간 새콤한 초간장 맛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빔밥 나물은 익힌 정도에 따라 좋아하는 질감을 비교해보니, 프랑스·일본·중국·한국 소비자 모두 숙주는 충분히 데친 것을, 당근과 호박은 오래 볶지 않은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시금치는 일본과 한국 소비자는 살짝 데친 것을 선호한 반면 프랑스와 중국 소비자는 충분히 데친 것을 좋아했다.

닭볶음탕은 미국·프랑스·중국의 경우 한국처럼 간장양념에 고추장이나 건고추를 더한 매운맛을 좋아했으나, 일본인들은 매운맛보다 간장양념을 더 선호했다. 부침개는 반죽에 쓰이는 밀가루·감자전분·메밀가루 등의 배합비율을 다르게 한 결과, 미국·프랑스·일본·한국은 밀가루 100%로 반죽한 것을, 중국은 밀가루와 감자전분이 반반씩 섞인 부침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우리 간장 세계화를 위해 간장의 종류에 따른 쇠고기무국을 평가해보니, 시각적인 요소도 기호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중국과 일본, 한국인들은 진간장보다 국간장을 넣은 국을 선호했으나 미국과 프랑스인들은 국물 색이 진한 진간장을 넣은 것을 더 좋아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내용 가운데 불고기 양념에 따른 맛 선호도 연구결과는 세계적 식품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푸드 사이언스 Journal of Food Science> 76권 5호(2011)에 ‘불고기의 비교문화적 소비자 수용가능성’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실렸다. 

농진청 전통한식과 이진영 연구사는 “이번 조사가 일부 도시에서 진행돼 조사대상 국가의 소비자 입맛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관능검사 방법론과 통계적 타당성에서 적합하고,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수용가능성을 탐색하는 귀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