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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식품브랜드의 '스토리텔링'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등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

장수 브랜드가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구실을 하면서 장수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에 적극 나서는 식품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 십 년 동안 소비자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성장해온 장수 브랜드는 단순히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는 게 특징이다.

하루에도 수백 개에 달하는 새 브랜드가 출시될 만큼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장수 브랜드들은 뛰어난 품질은 물론, 일관된 가치관 등 나름 역사가 있다. 

기업들은 이런 장수 브랜드에 독특한 정체성을 정립하거나 꾸준한 공익 캠페인을 통해 기업 자체 이미지를 높이는 데 힘을 기울인다. 식품업계의 몇 가지 장수 브랜드 사례를 소개한다.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최근 누적 판매량 30억정을 돌파한 고려은단의 ‘비타민C 1000’은 고함량 비타민C 시장의 1위 브랜드로 고함량 비타민C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인기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1995년 출시 이후 17년간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이 브랜드는 국내 고함량 비타민C 제품 중 유일하게 세계적인 비타민 생산업체인 DSM사로부터 영국산 프리미엄 비타민C 원료를 국내 독점 계약해 생산하고 있다.

뛰어난 품질에 입소문을 타고 자연스럽게 매니아층이 형성된 탓에 특별한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도 매년 매출 상승 행진을 이어가는 고려은단의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고려은단 쪽은 2009년 전년대비 23.4% 성장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전년 대비 27.8% 매출이 오르는 등 최근 3년간 평균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함량 비타민C 시장에서 유일하게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이유로 고려은단은 브랜드에 대한 일관된 가치 보호를 꼽았다.

소비자들이 ‘고려은단 비타민C 1000’하면 떠올릴 수 있도록 은색 패키지를 그대로 유지해 브랜드에 대한 일관된 이미지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붉은 귤 모양의 참신한 이미지를 넣어 장수 브랜드이면서 트렌드에 앞서는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도 고려은단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꾸준한 품질관리, 원료 차별화도 장수 브랜드로서의 가치에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초코파이’

1974년에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는 과자에 ‘정(情)’이라는 감성을 입힌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에 소비자들은 ‘오리온 초코파이’ 하면 제품 자체 보다 ‘정’을 주고받게 만드는 과자로 인식하게 됐다. 꾸준한 감성 마케팅은 초코파이를 30년 넘게 ‘국민과자’로 군림하게 만든 일등 공신인 셈이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140억개나 팔린 초코파이는 국민 1인당 먹은 수만 28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부터 시작된 초코파이 정 캠페인 광고를 통해 오리온은 현대인이 잊고 지내던 가족의 따뜻함을 감성적으로 건드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후 ‘이사가는 날’ ‘삼촌 군대가는 날’ ‘할머니 댁 방문’ 등을 소재로 한 20여 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롯데칠성, ‘칠성사이다’

올해로 탄생 62돌을 맞는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는 일관성 있는 캠페인을 장기적으로 진행하면서 독점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다로 자리 잡았다.

칠성사이다는 물 캠페인을 통해 자사 제품을 ‘언제나 맑고 깨끗한 제품’임을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1980년대부터 백두산,송사리편 등의 광고를 통해 ‘맑고 깨끗함’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색소, 카페인, 인공향료를 넣지 않은 ‘3무(無)’ 제품'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깨끗한 사이다’라는 일관된 이미지화 전략으로 칠성사이다는 외국산 사이다의 공세에도 끄떡없이 국내 시장에서 80% 수준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동화약품 114년 역사를 지켜온 ‘까스활명수’도 꾸준히 제품을 찾는 고정 매니아층 덕에 100년 넘는 장수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니다’는 유명 광고 카피가 말해주듯 까스활명수는 ‘부채표’란 일관된 로고로 상징된다. 소비자들은 이 부채표를 원조 제품으로 인식하고 구매함으로써 그 가치를 기꺼이 인정해준다. 

덕분에 까스활명수는 유사한 제품의 도전 등 온갖 악재 속에서도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없이 액상소화제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켜올 수 있었다.

까스활명수는 지난 2001년 매출 200억원대 돌파에 이어 2002년에는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년 5~10%씩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고려은단, 잇츠커뮤니케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