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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된장, '식용'으로 수도권에 유통

물고기 사료용 된장 520t 유통업자 9명 검거

구더기까지 발견된 물고기 사료용 된장을 수도권 재래시장에 식용으로 유통시킨 식품업자들이 검거돼 충격을 던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1일 경북·경남 및 전남지역 된장공장 등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대상 된장을 물고기 사료용으로 수집해 수도권에 판매해온 장류업자 등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검거된 이들 중 구속된 정주오(44)씨는 폐기대상 된장을 1드럼에 30만원씩 받고 경기도 남양주 (주)○○식품에 판매하는 등 2006년부터 5년간 약 520t(8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불구속된 장류업자 8명은 정씨로부터 된장을 구입해 서울·경기 재래시장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2006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경북, 경남, 전남 지역 된장 공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된장과 제조과정에서 부패(산화)돼 검게 된 된장은 직접 수거하고, 시골 농가에서 잘못 담가 신맛, 쓴맛, 냄새가 나 버리려고 모아둔 된장을 나이든 일용직 6명을 고용해 수거했다. 

이처럼 물고기 사료용으로 싼 값에 된장을 수거한 정씨는 대구 동구 등 3곳의 빈 창고를 옮기면서 섞은(재가공) 뒤 식용 된장인 것처럼 유통업체에 되팔았다. 

(주)○○식품 김모(53) 대표 등 유통업자 8명은 정상가격의 1/10 에도 못 미치는 헐값(드럼 당 30만원)에 된장을 공급받아 대형 창고에 보관하면서 떠돌이 5일장 상인에게 드럼 당 약 40만원에 판매했다. 

떠돌이 상인들은 서울·경기지역 재래시장과 5일장에서 1~5㎏ 단위로 소비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경찰청은 “유통업체 8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판매한 된장을 확인한 결과, 밀봉되지 않은 상태의 심하게 부식된 드럼통에 들어 있는 된장은 색깔이 검게 변한 것은 물론 이물질, 구더기까지 발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