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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산업 글로벌화, 일본 벤치마킹 필요"

박인구 한국식품공업협회장 신년 인터뷰

“식품의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돼 다국적 식품시장 확대가 예상됩니다.”

한국식품공업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인구 회장(동원그룹 부회장)은 올해 국내 식품산업에 대해 ‘글로벌화’가 진전될 것으로 점치면서 해외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해외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는 식품기업들에게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스시와 간장을 특성화 시켜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 사례를 본 따 특화된 식재료 세계화를 비롯해 브랜드와 레시피 통일, 원료의 현지화 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우리 식품산업이 2020년 매출액 260조원, 고용 212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정부의 가격인상 억제 등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저렴하고 안전한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식품업계가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푸드투데이>가 임진년 새해를 맞아 박인구 식품공업협회장으로부터 새해 식품산업 전망과 과제 등을 들어봤다. 

올해 식품산업은 많은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장님께선 새해의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 올해 식품업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원·부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원가부담 가중,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와 맞물린 적정 가격 반영, 동반성장과 관련된 업종별·규모별 갈등, 대형 유통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적정선의 영업이익을 내기 힘들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작년의 꼬꼬면 열풍에서 보았듯이 기존의 보수적인 가공식품에서 독특하고 이색적인 제품에 대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적 소비와 감성적 소비의 양분화가 지속될 경우 이에 따른 차별적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드 변화의 요인으로는 △소비자들의 웰빙·건강에 대한 관심증대 △식품안전에 대한 요구 상승 △노인 및 독신가구 증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편의식품과 기능성식품시장의 성장이 예상되고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증가와 식품의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되어 다국적 식품(Ethnic Food)의 시장 확대도 예상됩니다.


식품시장 및 가격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 국내 식품시장이 포화상태이고 업계의 과다경쟁 및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시달렸던 식품업체들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서 해외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해외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진출은 식품원료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솔직히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식량 자급률이 30%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나 이미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선점한 일본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스시와 간장을 특성화시켜 세계화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만의 특성화된 식재료를 발굴하고 이를 세계화해야 하며 브랜드와 레시피는 통일하고, 원료는 현지화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해외 식량자원의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머지않아 세계 각국에서 식량자원의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며, 밀, 커피, 사탕수수, 수산물 등 기본적인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원료 시장을 잡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식품의 안전 및 위생 문제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식품의 안전적인 측면에서는 2008년에 발생된 몇몇 이물 혼입사건 이후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정부는 이물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물발생 보고를 의무화하였습니다.

식품 이물 발생보고 의무화 이후 잠시 신고 건수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식품업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2011년 상반기의 신고 건수는 전년대비 1/4로 감소하였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사회적 이슈로 부각될 만한 식품 안전사고가 없어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물의 강제 신고는 외국에 유사 사례가 없으며 이물 관리를 정부가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물이 보고되면 언론에 공개되어 기업 이미지가 손상되고 처벌도 너무 과중하다는 생각이며, 이 문제가 너무 부각이 되다보니 클레임 처리비용의 증가와 블랙컨슈머의 양산 등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국식품공업협회와 식품안전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식품이물관련 설문조사’의 내용을 보면 식품 기업들은 이물 저감화를 위하여 ‘X-Ray검출기’, ‘이물선별기’등 관련 설비 확충과 원료선별, 품질관리, 생산현장의 조직과 인력을 계속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끝으로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해 올해 다짐과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 이제 ‘식품산업은 생산실적이 4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2020년에는 매출액 260조원, 고용 212만 명을 담당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식품업계는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OECD 최하위 수준인 30% 정도 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의 압박, 정부의 가격인상 억제 및 빈번한 담합협의 조사 등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 식품업계는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한 식품을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식품관련 단체들은 관련 정부 및 국회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식품업계가 좀더 나은 환경에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 식품업계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