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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수시장, 이미지를 팔아라!

에비앙·농푸샨췐·와하하·빙촨5100 등 성공사례 분석

#1 지난해 말 프랑스 식품업체 다농(Danone)그룹이 일본 식품업체(산토리, 기린, 아사히맥주 등)에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는 생수 브랜드 ‘에비앙’(Evian). 그러나 에비앙은 중국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로 꼽힌다. 에비앙은 중국시장 진입 시점부터 고급화 전략에 초점을 맞춰 일반 생수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샐러리맨과 외국인 등이 선호하는 제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에비앙은 공항, 커피숍, 베이커리 카페 등을 자주 찾는 중국 소비층을 겨냥하면서 부가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는 곳에 납품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특히 워터 스프레이 ‘페이셜 미스트’ 등 제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계 상품을 개발해 생수 회사 이미지가 아니라 브랜드의 자체 가치를 동반 상승시키는 전략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 1996년 저쟝첸다오호양성탕음용수유한공사(浙江千岛湖养生堂饮用水有限公司)로 항저우에 설립돼 농푸샨췐(农夫山泉)주식유한회사(농푸샨췐)로 이름을 바꾼 ‘농푸샨췐 생수’는 ‘스토리가 있는 감성 광고’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다. 농푸샨췐은 단순히 제품을 잘 포장해 보여주는 기존 광고 방식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각시켜 기업 자체의 이미지를 광고하는 감성 광고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농푸샨췐의 물맛은 달다’는 광고문구로 전국 각지에 알려진 농푸샨췐은 이후 ‘물 한 병에 사랑 한 푼(一瓶水,一分钱)’이라는 광고를 전면에 내세워 짭짤한 재미를 봤다. 생수 1병당 판매 수익금 중 1펀(약 1.8원)을 시골학교 건립과 장학금 및 생활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유 있는 소비라고 소비자 감정에 호소하는 광고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제품에 앞서 ‘이미지를 파는 마케팅 전략’으로 중국 생수업계에서 성공했다면서 코트라 난징무역관이 지난 5일 소개한 사례들이다. 

코트라 난징무역관은 이 두 사례를 통해 중국에서 “생수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품질 자체뿐만 아니라 부각되는 이미지에 있”다며 “따라서 (중국의) 각 생수 업체들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어필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에비앙과 농푸샨췐 외에 중국 10대 음료회사 중 하나로 다농그룹 자회사인 로버스트(乐百氏),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음료 생산업체인 와하하(娃哈哈), 중국 철도부와 계약을 맺고 고속열차에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는 빙촨5100(冰川5100) 등도 이미지를 팔아 성공한 사례들로 꼽았다. 

로버스트는 국제 광고업체 오길비(Ogilvy)에 광고 제작을 맡겨 ‘27단계 정수 과정’을 강조하면서 청정수라는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광고가 나간 후 단기간 동안 매출액이 2억 위안(약 368억)이나 증가했을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농푸샨췐도 초창기 광고 카피를 통해 ‘물맛이 달다’는 이미지를 심어 물맛의 차별화를 꾀한데 이어 수원지인 치엔다오 호수의 깨끗한 모습까지 더해 제품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빙촨5100은 해발 5100m 고원지대의 만년설이 녹아 내려 만들어진 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제품 이름을 정하고, 중국인들이 서부지역의 청정함과 숭고함을 동경하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광고 전략을 내세웠다.

타깃 소비층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에 주력해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와하하는 음료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젊은층이 호감을 가질만한 인기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생활방식, 감성을 보여주는 방식의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다. 

빙촨5100은 이미 쟁쟁한 경쟁사들이 자리 잡은 내수 시장에서 단숨에 브랜드 지명도를 높이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체험 위주 마케팅 전략으로 물량 공세를 펼쳤다. 

2007년 중국 철도부와 장기 계약을 맺고 전국 고속 열차의 모든 승객에게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 제품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 올리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제품을 시음하도록 하는 효과까지 얻어 구매 의사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난징무역관은 “최근 중국의 식품 안전 상태가 불안하고 음용수에 대한 불신이 여전해 제품의 본질적인 부분인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짚었다.

특히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생수시장에서 마케팅 전략과 제품의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의사를 결정짓는 큰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라며 “가격이 경쟁력이던 시대에서 벗어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발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