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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슈펙트', 국산신약 18호 허가

'글리벡' 등 내성 생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일양약품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가 18번째 국산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고 5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국내 제18번째 개발신약인 일양약품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캡슐’에 대해 5일자로 제조·판매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연구개발비를 지원한 ‘슈펙트’는 ‘라도티닙염산염’을 주성분으로 한 국내 개발 신약으로 ‘글리벡’ 등 기존 백혈병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Ph+ CML) 치료에 쓰인다.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란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바뀌어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병이다. 

미국 노바티스가 개발한 ‘글리벡’은 2001년 국내에 허가되면서 백혈병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이 발생해 다른 치료제 개발이 요구돼 왔다.

식약청은 ‘슈펙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안전성·유효성 심사 과정에서 우선 심사 등 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했다며 “일양약품은 2001년부터 백혈병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10여년 만에 신약허가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지난 2006년부터 신약개발 비임상·임상시험 지원 프로그램으로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위한 단일과제 중 최대 규모인 43억원을 ‘슈펙트’ 연구개발비로 지원했다.

식약청은 슈펙트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백혈병 환자 치료 기회를 넓힐 것으로 점쳤다. 또 “백혈병 치료제 수입대체 효과 및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국내 신약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리벡 내성환자 치료를 위한 2차 치료제’로 식약청이 승인한 ‘슈펙트’는 작년 8월11일부터 1차 치료제 진입을 위해 한국·인도·태국·필리핀 등 아시아권 20여개 대형 병원에서 백혈병 초기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슈펙트는 이매티닙, 닐로티닙, 다시티닙 등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환자와 기존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9개 종합병원과 인도, 태국에서 임상 1, 2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슈펙트는 초기반응도 및 약효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유효율에서 기존 글로벌 제품보다 우수한 유효율을 보였고, 안전성에서도 다른 약에서 나타나는 심장독성, 폐부종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특히 “일양약품이 ‘슈펙트’를 기존 치료제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건강보험과 약가협의를 거쳐 출시될 경우, 미국과 유럽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에서 건강보험 재정건실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양약품은 경제적 가격과 슈퍼 백혈병 치료제라는 두 가지 장점을 무기로 아시아 시장을 우선 공략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를 꾀할 전망이라고 보건산업진흥원은 밝혔다. 

또 보건산업진흥원은 일양약품이 경제적인 약가로 슈펙트를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면 단기간에 백혈병의 새로운 표준 치료제로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50억 달러 규모의 세계 백혈병 시장에서 약 60% 이상(환자수 기준)을 차지하는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 이하여서 GDP 대비 고가의 백혈병 치료제 처방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