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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파밀' 수입신고 실적 없다" 그러나

'인터넷 구매대행'으로…미 유통사 줄줄이 판매중지

태어난 지 10일밖에 안 된 신생아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에 휩싸인 미국제 유아용 조제분유에 대해 정부가 2007년 이후 수입신고 실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터넷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해 많은 양이 수입된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오후 <연합뉴스>의 ‘엔파밀’ 분유 보도네 대한 설명자료를 내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엔파밀 분유제품이 국내 판매용으로 수입신고 된 실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2월 엔파밀 분유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엔파일이 국내에서 철수한 뒤 정식 수입절차를 거쳐 엔파밀 분유가 국내로 수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엔파밀 분유는 인터넷 구매대행 등 비공식 채널로 국내에 유통돼왔다. 특히 올 3월 일본 원전사고 뒤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제 분유 대신 엔파밀 분유가 인기를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23일 농식품부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을 해외여행 시 구매하거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서 구입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엔파밀 분유에 대한 논란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언론들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미국내 3000여개 매장에서 엔파밀 제품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월마트 대변인은 22일 “‘엔파밀 프리미엄 뉴본(Enfamil Premium Newborn)’ 12.5온스(354g·사진), 제조번호 ZP1K7G 캔 제품을 지난 19일부터 진열대에서 자진 철수시켜 별도 보관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마트가 매장에서 엔파밀 분유를 철수시킨 이유는 이달 18일 미주리주에서 엔파밀 분유를 먹은 레바논 출신 영아(생후 10일 남자아기)가 ‘크로노박터 사카자키 박테리아’ 양성반응(기면증과 복통 증세)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밀과 쌀, 말린 유제품 등에서 발견되는 크로노박터 사카자키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영아와 미숙아에겐 치명적인 해를 입힐 가능성이 적지 않은 박테리아로 알려졌다. 

한편, 23일 미국 언론들은 윌마트에 이어 월그린, 크로거, 슈퍼밸류, 세이프웨이 등 미국 유통업체들이 ‘엔파밀 프리미엄 뉴본’ 분유를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미주리주 영아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미국 유통업체들이 엔파밀 분유 판매를 중지하는 이유는, 엔파밀 분유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