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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햄·소시지 이름만 '꼼수'

가격 비싸지만 일반제품보다 품질 낮은 경우 수두룩

“프리미엄 햄의 가격은 (일반 햄보다)1.27~1.65배 비싸면서 일부 제품 품질은 일반 햄에 비해 낮다.”

“프리미엄 소시지도 일부 기능성 성분을 추가했지만 고기 품질은 하락하고 가격은 7~14% 상승했다.”

(사)녹색소비자연대(상임대표 이덕승)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프리미엄 햄·소시지와 일반 햄·소시지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 결과다.
  
녹색소비자연대는 22일 식품업체들이 ‘프리미엄’ ‘골드’ 등의 문구를 붙인 햄·소시지를 일반 햄·소시지와 비교해보니, 프리미엄 제품은 모두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일부 제품의 품질은 일반 제품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녹색소비자연대가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제품간 품질차이의 중요한 기준인 고기 함유량, 첨가물, 살모넬라 등 미생물, 나트륨 함량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얻은 결론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햄·소시지에 대한 가격·품질 검사를 국가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6월부터 10월까지 실시했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 발표를 보면, 조사대상 프리미엄 햄과 일반 햄을 비교해보니, 품질 및 영양소 함유량(고기 함량, 첨가물, 나트륨 함유량)에서 일부 프리미엄 햄은 일반 햄에 비해 품질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최소 1.27배에서 최대 1.6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4개 식품기업(목우촌, 롯데, 청정원, 한성기업) 중 프리미엄 햄이 일반 햄에 비해 오히려 품질이 열등한 측면이 가장 많은 것은 목우촌이었다. 

목우촌의 프리미엄 햄인 ‘목우촌 불에 구운 김밥햄’은 일반 햄인 ‘목우촌 주부 9단 김밥햄’에 비해 고기 함유량은 0.27%(89.74:90.02%) 적었고, 100g당 나트륨 함유량은 1.40%(869㎎:857㎎) 많았다. 게다가 색소, 안정제 등 식품첨가물도 2개 더 추가되는 등 종합해 볼 때 프리미엄 햄의 품질이 더 낮았지만 100g당 가격은 1.28배(1750원:1362원) 더 비쌌다.

롯데의 프리미엄 햄인 ‘의성 마늘햄 골드라벨’은 일반 햄인 ‘의성 마늘햄’에 비해 돼지고기 함유량(90.02%:86.35%)이 조금 늘었다. 그러나 나트륨 함유량도 6.57%(762㎎:715㎎)가 늘어 품질 및 영양소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27배(1733원:1362원) 비쌌다. 

청정원의 프리미엄 햄인 ‘참잘만든 순살햄’은 일반 햄인 ‘불갈비맛 햄’에 비해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섞지 않고 돼지고기만 더 사용하면서 나트륨 함유량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은 1.65배(1130원:685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성기업의 프리미엄 햄인 ‘흑마늘햄’은 일반 햄인 ‘마늘햄 골드’와 견줬을 때 고기 함량이 5.11% 증가하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면서 가격은 1.86배(1308원:703원) 비쌌다.

소시지는 진주햄과 CJ, 2개 기업의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제품의 가격·품질을 비교했다. 결론은 진주햄과 CJ의 막대형 프리미엄 소시지는 기능성 성분(콜라겐, 나노칼슘 등)이 추가됐지만 고기의 품질과 첨가물 측면에선 일반 제품에 비해 부족하고 가격은 1.07~1.14배 비싸다는 것이다.

CJ의 프리미엄 소시지인 ‘맥스봉 콜라겐 뷰티’는 일반 소시지인 ‘맥스봉 치즈’와 달리 피쉬콜라겐이 첨가됐다. 그러나 프리미엄 소시지의 고기 함유 비율이 0.18%(6.59%:6.77%), 연육 함유 비율이 1.43%(54.16%:52.73%) 적었으며, 첨가물은 1종 더 많아 품질이 사실상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14배(1771원:1,560원) 비쌌다.

진주햄의 프리미엄 소시지인 ‘진주햄 천하장사 프리미엄’은 일반 소시지인 ‘진주햄 천하장사’에 자일리톨, 나노칼슘이 첨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CJ의 프리미엄 제품처럼 돼지고기 함유 비율이 5.9%(12.97%:7.07%) 적어 결과적으로 품질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가격은 1.07배(1724원:16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한 목우촌, 청정원, CJ 3개 기업의 해명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프리미엄 햄과 일반 햄의 가격·품질 비교 결과에 대해 목우촌은 “‘불에 구운 김밥햄’의 경우 열처리수율이 감소한 제조공정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더 소량 단위로 포장해 포장 재료비가 상승했다”고 해명했다.

청정원은 “‘참잘만든 순살햄’의 경우 스모크오일을 첨가하는 대신 참나무 훈연공정을 거쳤으며, ‘불갈비맛햄’은 현재 ‘행사기획상품’으로 책정가의 50%대로 판매 중이어서 ‘참잘만든 순살햄’과 큰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해명했다.

CJ도 “‘맥스봉 콜라겐’은 인체 흡수가 용이하게 제조된 저분자 콜라겐인 피쉬콜라겐과 효소인 트랜스글루타민아제의 원료비용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해명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프리미엄 햄·소시지와 일반 햄·소시지의 가격·품질 비교 배경에 대해 “최근에 ‘웰빙 식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웰빙 식품’이 인기를 끌자 “일부 제조업자들이 프리미엄, 골드 등의 문구를 제품명에 사용한 햄 및 소시지를 생산·공급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제품의 가격·품질 비교가 필요하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한편, 녹색소비자연대는 “(햄·소시지) 12개 제품 분석결과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진주햄 ‘천하장사’, 한성 ‘마늘햄’, 한성 ‘흑마늘햄’에서 성분표기가 없음에도 ‘소르빈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소르빈산 등의 보존료는 소비자 건강에 매우 민감한 성분이므로 반드시 식품표시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소르빈산’이 첨가된 가공식품 포장지에는 고시된 식품첨가물의 명칭인 ‘소르빈산’, ‘소르빈산칼륨’, 또는 ‘소르빈산칼슘’을 그 용도인 ‘합성보존료’와 함께 표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는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진주햄 ‘천하장사’, 한성 ‘마늘햄’, 한성 ‘흑마늘햄’ 등 성분표기가 없었던 ‘소르빈산’이 검출된 4개 제품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시정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