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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굴비가 뭐길래..수협-상인 마찰

"수협에서 굴비 장사를 하니 상인들의 피해가 크다"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군이 요즘 그 '굴비' 때문에 시끄럽다.

  
수협과 농협이 굴비를 판매하는 데 대해 굴비 상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

  
14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에 이어 13일 굴비특품사업단과 법성면 번영회, 굴비 상인들이 법성면 진내리 영광군 수협 앞에서 '영광수협 굴비 판매 중단'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상인들의 주장은 조합원의 어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수산물의 판로 확대를 도모해야 할 수협이 오히려 굴비 장사를 해 조합원에게 금전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수협조합 말고도 지역 농협조합(굴비골 농협)도 굴비를 판매한다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굴비 판매 중단과 함께 연간 조기 매입량과 자금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굴비 판매 갈등은 영광수협이 감사 선거에 출마한 굴비생산업자를 '실질적 겸업금지 대상'이라는 이유로 투표 당일 등록무효 결정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광굴비특품사업단 강행원 단장은 "굴비 판매 중단을 오래전부터 요구해 왔는데 최근에 수협이 많은 양을 수매하면서 조기 원물가 가격이 턱없이 올라 상인들의 손해가 크다"면서 "조합원들이 생계 수단인 조기를 직가공해 판매하는 것 자체가 협동조합법 위반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굴비 장사를 하려면 조합원들의 굴비를 사다가 판매하면 되는 것"이라며 "상인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농림수산식품부에 질의서를 보내는 한편 감사원에 감사 요청을 하고 국가권익위원회에도 진정을 낼 계획이다.

  
이러한 상인들의 반발로 인해 한해 6억9000만원 상당의 굴비를 팔아온 굴비골 농협은 굴비를 팔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굴비골 농협 관계자는 "정관에 따르면 조기를 가공ㆍ판매할 수 있지만, 지역 특수성을 감안하고 조합원과의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굴비를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광군 수협 측은 굴비 판매는 수협의 경제사업의 하나로 수십년 동안 판매해왔던 것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정관상 문제가 없다"면서 "수협은 연간 48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연간 50억~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개인 사업자도 많은 상황에서 생산업자들과 수협이 서로 갈등을 빚는 것보다는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성포 일대 480여개 굴비 상가에서는 한해 약 40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