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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우시장 재개장하긴 했지만..관망 분위기

홍수 출하 우려 소 값 예전만 못해

구제역 상황 호전으로 9일부터 전남 도내 우시장이 재개장에 들어갔지만, 소를 출하하는 축산 농가들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못했다.

 
홍수 출하에 대한 우려로 소 값이 예전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10일 전남도와 나주 축협 등에 따르면 지역 5일장에 맞춰 9일에는 강진과 장성, 고흥 우시장이, 10일에는 나주와 신안 우시장이 개장하는 등 도내 14개 우시장이 차례로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하자 그해 12월 1일을 기해 도내 우시장을 전면 폐쇄됐었다.

  
전남도는 최근 구제역 발생지역에 대한 이동제한이 전면 해제되고 또 128일 동안이나 휴장 기간이 계속되면서 축산농가의 불편이 이어지자 농협중앙회의 개장 건의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4개월 만에 열린 우시장 분위기는 예전만 같지 못했다.

  
구제역의 공포가 여전한 듯 소(한우)를 데리고 나온 농민들보다 빈손인 사람들이 더 많았다. 다들 구제역 이후 소 판매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몰라 일단 관망해 보자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6시 문을 연 나주 왕곡면 장산리의 나주 우시장에는 30두가 출하돼 이중 20여 마리가 경매에 붙여졌다. 구제역 이전 100여 마리가 출하돼 70~80마리가 주인을 찾아갔던 것에 비하면 거래 실적이 많이 줄어들었다.

  
농민들의 관심은 시세였다. 이날 kg당 7800원에 거래돼 지난해 구제역 이전 거래 가격인 8400원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550~600kg이 나가는 암소 한 마리 가격은 450만~5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농민들은 출하가 본격화되면 이보다 가격이 훨씬 더 하락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농민 김모(65.나주시 왕곡면)씨는 "오늘은 소를 팔기보다는 그냥 구경삼아 나왔다"면서 "그동안 소 키우는데 사료 값 등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는데 좋은 값에 소를 팔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축협 측은 구제역 여파로 소 값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가격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할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나주 축협 관계자는 "5월에는 가족 모임이 많아서인지 소비가 많다"면서 "소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우시장 재개장으로 그동안 우시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유통상들과 거래를 해야 했던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3만4000여 농가에서 소 43만여 마리를 키우는 전남지역은 구제역이 비켜감으로써 1934년 이후 `구제역 청정구역'이란 명성을 지키게 됐다.

  
전남도는 우시장 재개장과 함께 이날 도 경계 주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43개 방역 초소를 철수시켰다.

  
하지만, 우시장 개장 때마다 전일과 개장 다음날 소독을 하고 가축 운송차량 등 출입차량은 입구에서 충분히 소독하도록 하는 등 긴장의 끈을 완전히 늦추지는 않았다.

  
도 관계자는 "우시장 출입자는 신발 소독조 등을 거쳐 통과토록 하고 거래 가축에 대한 임상관찰 강화 및 의심가축 발견 시 신속히 신고토록 하는 등 방역관리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