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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2020년 전세계 5만 가맹점 자신"

대형마트 저가전략은 소비자 속여 갈등 조장
피말리는 원가절감으로 제품값 계속 내릴 것



100만명 종사 외식산업 정부 관심 필요

"매일 닭 한 마리씩은 먹습니다. 내가 만족해야 고객들도 만족할 테니까요"

1995년 창업해 국내 치킨 업계 1위를 놓치지 않는 제너시스BBQ의 윤홍근 회장은 국민 음식이 된 치킨의 맛에 관한 한 "다른 회사 제품은 못 따라 올 것"이라며 자신감이 넘쳤다.

윤 회장은 최근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대형 유통사의 저가 전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업을 더 확대해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엔 전 세계에 5만개 매장을 열어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한 윤 회장과 일문일답.

▲최근 구제역과 AI로 외식업계 전반이 힘들지 않은가.

-구제역이 예상한 것보다는 크게 강타했고 AI까지 겹쳤다. 국제 곡물가 폭등으로 사료값도 올라가는 데다가 정부도 물가를 안정하려는 정책을 강력히 펴고 있어 사업하는 데 부담이 크다.

외식 업계는 정부 관심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생산·유통업계는 원가가 오르면 이를 가격에 얹으면 되는데 외식업계는 가격을 올려 고객에게 그대로 전가할 수 없으니까 압박을 받는다.

외식산업에 100만명 정도가 종사하는데 정부가 관심을 두고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대책은 어떤 게 있나.

-국가적으로 질병이 생겼으니 닭고기의 경우 상승분의 절반 정도는 정부가 도시 영세 사업자인 치킨점에 보조를 해줬으면 한다.

또 원재료인 생계가 공급되지 않으면 소비자까지 손해를 입기 때문에 공급 측면의 규제도 풀어줘야 한다.

다른 육종(肉種)과 달리 닭은 원산지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냉동육은 국내나 수입이나 품질과 가격이 비슷해서다. 수입 장벽이 있으면 지금처럼 공급이 부족할 때 수입 냉동육을 썼던 업체가 신선육을 쓰려고 해 우리 회사처럼 기존에 신선육을 소비하던 곳까지 닭이 모자라게 된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을 비롯해 이마트의 피자 등 외식업계가 대형 유통회사의 저가 공략을 받았다.

-통큰 치킨은 대기업의 잘못된 전략상 착오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을 상대로 원가에 대한 잘못된 가치를 심어 혼돈과 갈등을 조장했다고 본다. 치킨의 가치를 떨어뜨려 버렸다.

원가라면 원재료값과 임대료, 인건비, 포장비 등을 다 포함하는 것인데 그것을 모르지 않는 롯데마트가 원재료 값만 내세워 원가를 내렸다고 광고를 했다.

1만5000원짜리 치킨을 먹던 고객은 그동안 바가지 쓴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치킨 업체를 악덕업체로 몰아놓고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아직 모른다. 롯데마트가 치킨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손해를 보면서 저가 치킨을 냈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치킨 사업을 할 것도 아니면서 미끼 상품으로 쓰려고 치킨 사업 전체를 악덕과 폭리를 일삼은 집단으로 매도하고 길거리로 내모는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

피자의 원가는 잘 모르지만 이마트 피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세사업자가 하는 업종을 대기업이 파괴해선 안된다.

롯데마트나 이마트가 정말 소비자와 국민을 위한다면 매장 안이 아니라 전국에 치킨, 피자 가맹점을 내고 그 가격으로 팔아보라고 하고 싶다.

▲지난달 초 제품 가격을 최고 2500원 내렸다.

-통큰 치킨을 의식해 내린 것은 아니다. 1년 전부터 고민해 왔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저성장 시대가 시작됐는데 어떻게 경쟁력을 만들어 고객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우리 제품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과 좋은 원재료를 써 다른 회사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

고객들은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에선 가격이 조금만 낮았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외식업계의 세계적은 추세는 고품질 저가격이다. 이에 맞춰 한국에서도 고품질 저가격 시대를 열어줘야 한다는 책임을 느꼈다.

그래서 원가 부담이 있지만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가격을 낮췄더니 매출이 2주만에 30% 정도 올랐다. 박리다매를 통해 고객을 만족하게 하면서도 원가 압력도 극복하려고 한다.

▲제품 가격을 계속 낮출 것인가.

-한계가 있겠지만 피를 말리는 원가절감으로 계속 낮출 것이다.

▲고급 올리브 오일을 쓰면 원가가 오르기 때문에 결정이 어려웠을 것 같다.

-1999년부터 국내 제1의 외식 브랜드가 됐다. 그런데 2000년대 초 웰빙바람이 불어 건강에 관심이 높아졌다.

치킨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부모 입장에선 비만이 염려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되니까 아이가 3번 사달라고 조르면 1번 정도만 사주는 게 감지됐다.

치킨을 먹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다는 안심을 시켜주지 않으면 고객의 건강을 위한다는 회사의 목적과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스페인을 가보니 올리브 오일을 항상 먹는데도 비만과 관계없어 아이디어를 얻었다.

올리브 오일은 가격이 대두유나 채종유보다 7배 비싸고 끓는 점이 낮아 튀김용으론 부적합했지만 연구 끝에 이를 닭을 튀기는 데 적합하도록 개발했다.

그래도 기존 기름보다 비쌌지만 고객은 우리의 가치를 결국 알아줄 것이다는 믿음이 있었다.

올리브 오일로 튀긴 치킨이 대성공했고 외국의 관심을 받게 돼 56개국에 진출한 원동력이 됐다.

▲치킨을 좋아하나.

-하루에 한 마리씩은 먹는다. 내가 만족해야 고객이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맛있어서 먹기도 하고 치킨을 먹는 것은 치킨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의무이기도 하다.

▲다른 회사 치킨도 먹나.

-30% 정도는 다른 회사 것을 먹는다. 새로운 치킨이 나올 때다.

▲다른 회사 치킨 중 어떤 것이 가장 맛있나.

-치킨 맛은 99% 까지는 다 만들어 낼 수 있다. 1% 차이에 최고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그런데 그 1%를 높이는 게 99% 높이는 것보다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든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에 없는 1%가 있다.

외국에 가서도 닭요리를 거의 매끼 먹는다. 최근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갔는데 퍽퍽한 닭가슴살로 요리를 했는데 전문가인 나도 다릿살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뛰어난 요리를 먹었다.

일본을 가보니 날개 윗부분(봉)을 만두속처럼 만든 음식이 있었다. 그래서 돌아와 두부김치 치킨을 개발했다. 곧 시중에 나올 것이다.

▲창업과정은 어땠나.

-미원 그룹이 인수한 마니커의 초대 영업부장으로 갔다. 애초엔 창업보다는 이 회사의 CEO가 되는 게 목표였다.

마니커의 영업전략을 짜다보니 닭고기 시장의 65%가 소형 치킨점이 차지했다. 그래서 소형 치킨점 유통망을 가져야 겠다고 판단하고 회사에 안을 냈더니 그룹의 규모에 맞게 대형으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소형 치킨점은 대형보다 투자효율성이 7배 높았다. 외식산업은 한 사람의 주관에 따라야 하는데 그룹에 속하니 제약이 잇었다.

내가 소형 치킨 가맹사업을 하고 성공해서 회사로 복귀하는 조건으로 창업을 했다. 친척과 지인에게 빌린 5억원으로 시작했는데 미원 그룹에서도 도와줬다.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 회사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CEO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마니커가 워크아웃이 됐고, 약속대로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고 독립하게 된 것이다.

창업을 원하는 샐러리맨에게 조언을 하자만 돈을 버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좀더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 목적과 방향을 잡아야 한다.

나는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이익이 많을 수록 동참했던 임직원과 가맹점 사장들에게 돌려주고 같이 나눠쓰는데 기쁨을 찾는다.

창업을 했던 1995년엔 이미 치킨점이 포화였다. 당시 치킨점은 호프집이 같이 했다. 그런데 그 시장은 술 시장이지 치킨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어린이와 가정주부를 위한 치킨 가맹점, 냉동육이 아닌 신선육을 쓰는 치킨이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

▲외국 진출에 회사가 주력하고 있다.

-한달에 반정도는 외국 출장을 간다.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가맹점 5만개를 낼 것이다. 가장 시장이 큰 미국에 1만개, 중국 1만개, 일본에 4000개를 열겠다. 맥도날드가 현재 가맹점이 3만2천개인데 이를 넘어서겠다.

미국의 음식 평론지인 푸드 크리틱스에선 "KFC도, 파파이스도 아닌 정말 맛있는 치킨"이라고 평했다. 미국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한식 세계화에도 관심이 많다.

한식은 전통음식이 아니라 한국음식의 준말이다. 대한민국의 손으로 맛을 낸 것이 한식이다.

치킨이 무슨 한국음식이냐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후라이드 방식은 미국식이지만 양념치킨, 닭강정 이런건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다.

맛과 브랜드가 우리 것이면 그게 한식이다.

한식은 개인이 외국에 진출하면 세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 특히 미국은 땅이 넓어 물류가 문제다. 음식점 하나만 보고 수십시간을 달려 식자재를 공급하려고 하겠나. 식자재 공급이 어려우면 맛도 제대로 못낸다.

기업이 대규모 프랜차이즈로 나가야 물류 문제가 해결된다.

이런 비용 문제 뿐 아니라 맛도 같이 따라가야 한다. 우리 음식은 여러 재료가 혼합된 맛인데 서양에서도 그런 혼합된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의 맛이 세계에서도 영향을 발휘할 것이다. 제너시스BBQ가 그 첨병역할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