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억척스럽게 친환경농업만을 고집하며 저비용, 가족형 유기농 농업을 실천, 억대 부농을 일군 농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영광 홍농읍 신석리 누리농장 최상곤(54).김해자(47)씨 부부로 최소 인력을 투입, 비용이 적게 드는 영농방식으로 유기농 배추, 고추, 벼 등 2ha를 재배해 연간 1억 2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최씨 부부가 유기농업을 선택한 이유는 안전 먹을거리를 생산해야 하는 생산자의 양심과 생태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강한 도덕적 신념 때문이었다.
이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유기농업 선구자다.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지 못하던 지난 1990년부터 친환경농업을 시작해 1996년에는 무농약, 2006년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업을 실천해 성공했다.
이들 역시 유기농업을 실천하려면 가장 먼저 땅심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풀은 천적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땅에 환원하면 훌륭한 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유기농 가을 배추는 봄 배추 수확 후 녹비작물용 콩 등을 뿌려 논밭을 갈고 녹비작물과 풀들이 1.2~1.5m까지 자라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트랙터를 이용해 1주일 간격으로 4회 정도 갈아 이를 토양에 환원해준다.
9월 중순께 가을 배추를 포장에 옮겨 심은 후 30일이 되면 다시 배추만큼 자란 풀을 예취기로 제거해주고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직접 제조한 난황유(식용유·계란·물 혼합)와 친환경 농자재를 살포해 병해충을 방제한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이들이 생산한 유기농산물은 품질을 인정받아 한국유기농업협회에서 주관한 전국 '친환경 유기농품평회'에서 유기농 배추와 고추가 2009~2010년 2년 연속 은상을 받았다.
유기농 배추는 김치가공 전문업체인 '종가집'과 '오가원' 등에, 절임 배추와 누리 농장 쌀은 인터넷 등을 통해 수년간 신뢰를 쌓아온 소비자와 직거래로 생산 전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씨는 10일 "가을배추 재배 시 990㎡(300평)당 경영비가 일반농업은 약 73만원이 소요되는 반면 유기농업은 이보다 23만원이 절감된 50여만원이면 가능하다"면서 "이는 녹비작물 재배와 친환경농자재를 직접 제조해 사용함에 따라 화학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 구입비가 절감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