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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M&A바람 부나

식품업계가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키우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조 단위의 거액을 투자하는 대형 M&A가 아닌 규모는 작지만 기존 핵심사업과 윈윈할 수 있는 중견 기업들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공격경영에 주력하고 있는 것.

식품업계에서는 그동안 해태-크라운, 진로-하이트 등 기업간 인수합병이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부족한 사업 분야를 보강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유제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한국야쿠르트의 자회사인 파스퇴르유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생활용품과 화장품 분야의 매출은 높았지만 음료 분야의 매출 비중은 빈약한 상태였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매출은 9000억원, 화장품 매출은 8500억원이었지만 음료부문 매출은 6000억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도 “생활용품ㆍ화장품ㆍ음료 등 3개 사업 부문이 각각 1대1대1은 돼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해 왔었다. 음료사업 부문을 성장시켜 생활용품ㆍ 화장품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것.

LG생활건강은 이미 지난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 몸집불리기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지난해 다이아몬드 샘물을 112억원에, 올해 3월에는 한국음료를 인수했다.

활발한 M&A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한 사조그룹의 계열사인 사조대림은 지난 15일 육가공 전문 업체 남부햄의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대림선(鮮)’ 브랜드로 유명한 사조대림은 햄·소시지 등 육가공부분 매출이 770억원으로 남부햄(매출액 460억) 인수를 통해 연간 매출이 1200억원대로 상승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롯데햄, CJ제일제당, 농협목우촌 등과 본격적인 경쟁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오양 등 M&A를 통해 인수한 회사들이 흑자로 전환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 목표를 2조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내년까지 식품사업 부문 업계 1위를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식자재 유통회사인 ‘현대H&S’와 단체급식 사업을 하는 ‘현대푸드시스템’이 합병해 ‘현대그린푸드’로 다시 태어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식품 유통·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F&G를 올해 안에 상장한 뒤 내년에 현대그린푸드와 추가로 합병할 예정으로 식품업체의 M&A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실속형 투자 경향이 뚜렷해져 자금 조달이 수월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2010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총 24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88건 보다 2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