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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는 '홍삼시장'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건강을 선물하는 대표적 선물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바로 홍삼이다.

홍삼은 1895년 고종 32년에 제조법이 공포된 것으로 예로부터 귀하고 특별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건강 지킴이로 그 자리를 확고하게 잡고 있다.

이렇게 홍삼에 대한 인기가 하늘을 치솟을 정도로 높은 만큼 그 시장 또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식품환경신문.푸드투데이에서는 후끈 달아오른 홍삼시장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가장 선호하는 건강기능식품 홍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바로 홍삼이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의 건강기능식품 조사에서도 홍삼제품의 매출액이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 매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명절 때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을 묻는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도 홍삼이었다. 또 홍삼시장의 규모도 2006년 5000억원에서 2007년에는 6000억원으로 매년 10% 이상의 커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가운데 하나가 홍삼시장은 독점시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1996년까지이다. 그 후부터는 일반 기업에도 개방돼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홍삼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에서는 100여년 간 홍삼시장을 독점해온 한국인삼공사가 매출의 70%를 차지하며 터줏대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농협이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 비교로 보면 1위인 한국인삼공사 시장점유율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1위와 2위, 그리고 다른 업체와의 차이가 큰 것은 오랜 기간 독점으로 한국인삼공사가 영업력과 마케팅 경험, 소비자의 인지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또 후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이 지금 홍삼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홍삼사장이 그야말로 업체에는 ‘황금어장’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다.

◇업체들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차별화

홍삼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들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바로 차별화다.

이미 30여점이 넘는 홍삼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농협은 자사 제품에 대해 농협에서 제조한 산토불이임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파고들고 있다.

특히 농협은 홍삼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식품으로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서울 강남구·관악구 일대, 경기 안성지역 등에서 대대적인 거리 캠페인을 벌이며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 앞으로 이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인삼과 홍삼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국제박람회 등에도 적극 참가해 고려인삼 종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기회를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정관장 활삼 음료를 새롭게 선보이며 홍삼음료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활삼 음료는 특히 면역력 강화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판매하는 홍삼음료 정관장 활삼이 기능성 홍삼음료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할 조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전국 유통망을 총 가동해 정관장 활삼의 조기 안착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재배부터 수확, 가공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삼공사가 철저히 관리한 6년근 홍삼을 사용해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음료가 일본후생성의약품 품질관리기준까지 통과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활삼 브랜드 음료로 올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삼양제넥스가 운영하는 건강식품 전문매장 ‘굿썸’도 홍삼제품 14종을 출시하며 홍삼전문판매점으로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7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굿썸은 이번 홍삼제품 출시를 계기로 홍삼전문매장을 제외한 건강식품 전문매장 가운데 최초로 홍삼뿌리삼에서부터 홍삼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까지 아우르는 전제품을 갖추게 됐다.


◇후발 주자들의 선전도 기대 이상

후발주자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천지양의 하루홍삼은 초콜릿의 달콤함에 홍삼의 영양을 담았다.

함소아제약의 참진생 봉밀절편은 6년근 홍삼을 꿀에 절여 건조한 제품으로 쫀득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과 쌉살한 맛의 조화로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국한방식품공사, 허준본가가 최근 출시한 떠먹는 홍삼푸딩은 국내산 6년근 홍삼과 벌꿀, 대추엑기스, 감초 추출물, 쌍화농축분말 등이 함유됐다.

국내산 벌꿀로 맛을 내며 푸딩타입으로 먹기에 좋다. 국내산 벌꿀을 첨가해 달콤한 맛을 내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푸딩 타입이라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건강식이다.

농심에서 출시한 ‘물처럼 마시는 홍삼수’는 국산수삼을 사용한 홍삼농축액과 인삼농축액으로 만든 홍삼음료로, 감미료, 향료, 색소등이 첨가되지 않았다.

하루에 2ℓ를 마시면 물과 함께 4년근 인삼 한 뿌리에 해당하는 사포닌 양의 홍삼농축액과 인삼농축액을 섭취할 수 있다.

홍삼제품의 주 소비층인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층, 학업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제약업체.바이오 벤처업체도 진출

시장이 커지면서 제약업체, 바이오 벤처업체들까지 속속 뛰어들기 시작했다.

일반 식품업체들이 홍삼 고유의 성분을 강조한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운 반면 이들은 인삼이나 홍삼은 물론 산삼의 유효 성분을 강화한 기능성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벤처 기업들은 연구 개발을, 제약 업체들은 생산 및 유통을 맡아 ‘윈-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인삼의 사포닌 성분 즉 진세노사이드를 강화한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각종 연구를 통해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면역 증강 작용 및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삼 성분 외에 상황버섯, 한방 소재 등을 배합한 이들 제품은 상당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주로 방문판매나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되는 추세다.

광동제약은 바이오사포젠이 개발한 바이오트랜스 포메이션 기법을 이용, 일반 삼에는 존재하지 않는 Rh2, Rg3를 효소로 생성시켰다는 ‘신삼’을 선보였다.

일화 역시 인삼을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IH-901’(인삼 사포닌이 대장 내 세균에 의해 대사돼 생성된 대사체)을 대폭 강화했다는 ‘락토진생’을 내놨다.

일동제약과 한미약품 역시 각각 특정 효소의 유전자 구조 전환 단계를 거쳐 Rb1, Rg1, Rd 등을 선택적으로 강화시켰다는 ‘일동 황삼 EX’, Rb1과 은행잎 추출물을 배합한 ‘행삼’을 출시했다.

동성제약도 네오바이오와 함께 ‘동성배양근’ ‘산삼배양근원’ 등을, 녹십자는 산삼의 사포닌에 상황버섯 균사체를 배합한 ‘어삼’을 출시하는 등 인삼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 식 경쟁에 머물러선 안돼

하지만 문제는 해외시장이다.

대한민국이 고려인삼의 종주국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현재 세계 인삼시장의 점유율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세계 인삼시장의 규모는 200억달러(약 24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계 인삼시장에서 한국 인삼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1990년만 해도 세계 최대 인삼 교역시장인 홍콩에서 한국삼의 비중이 25%에 달했지만 이후 급격하게 줄어 2000년대 들어서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현재 연간 거래량 3600여t 가운데 미국삼의 비중이 90%를 넘는다.

스위스의 파마톤사는 인삼 성분을 추출해 만든 영양제로 연간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우리나라 인삼제품의 수출액은 이 회사 영양제 매출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다.

계속 우리나라의 홍삼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만 머물며 서로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경쟁에만 치우칠 경우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을 때 생존할 수 있는 업체의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국내 홍삼업계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자금 당장 국내 홍삼 업계에 놓인 과제는 소비자 홍보 강화와 연구개발로 보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홍삼 관련 업계와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홍삼시장과 업계가 뿌리를 내리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