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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세계화 앞장서는 CJ그룹

한식, 세계서 통하는 콘텐츠로 육성

CJ(회장 이재현)가 최근 한식 세계화를 위해 그룹차원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이 협력하며, 한식문화를 더 자세히 해외에 전파하기 위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대 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과 외식 전문기업 CJ푸드빌이 중심이 돼 한식문화를 직접적으로 해외에 알리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식의 기본 소스인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를 수출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최근 해외 현지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미국인 입맛에 맞는 고추장을 개발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CJ푸드빌은 해외에 현지화 된 한식 레스토랑을 열거나, 해외 유명 인사들에게 전문화된 한식 요리를 선보이며 한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식품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한식문화 전파’라는 전략도 세웠다.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엠넷미디어 등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계열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한식을 단순히 음식 카테고리에만 국한하지 않고, 문화 콘텐츠에 담아 아시아 문화로 알려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한식을 접하게 하려는 방식이다.

CJ 관계자는 “국내 식품ㆍ식품서비스 부문과 E&M 부문에서 달성한 1등 역량을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고추장 현지화.매운맛 등급화 등 성과
식품.서비스.E&M 손잡고 활발한 사업

한식 베이스 소스 고추장수출


CJ제일제당은 현재 ‘해찬들’ 브랜드로 고추장 등 전통 장류를 중국, 미국, 중동 지역을 포함 전세계 40여 개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CJ제일제당은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고추장 현지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CJ가 무엇보다 고추장을 통한 한식 세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은 고추장이 대부분 한식의 기본 소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은 미국 계열사인 애니천(Annie chun’s)의 브랜드로 고추장 소스 신제품을 출시했다. 애니천은 CJ가 2005년 말 인수한 미국 현지 식품회사다.

인수 당시 CJ는 미국 가공식품 시장 공략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향후 미국 내에 한국 식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인 입맛에 맞는 고추장 출시는 애니천을 통한 CJ제일제당의 고추장 글로벌화 첫 작업이다. 제품명은 고추장의 한글표기를 영어로 쓴 ‘GOㆍCHUㆍJANG’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고추장의 영어 표기인 ‘red pepper paste’를 쓰지 않고 한국어 발음 그대로를 제품명으로 사용해 고추장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했다.

CJ측은 이 제품이 고추장 특유의 매운 맛은 물론, 미국인들이 원하는 고소하고 단맛을 가미해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5월 현재 미국 유명 유통 체인인 랄프스(Ralphs) 등 미 전역 200여 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CJ제일제당은 올 연말까지 3000여 개 다양한 유통 매장에 고추장 소스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화 걸림돌 현지화로 극복

CJ는 국내에서 고추장의 매운맛을 등급화해 표준화된 맛을 찾으려는 노력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해 고추장 매운맛 등급화 작업을 완료했다.

CJ제일제당 해찬들 고추장의 매운 맛 등급을 ‘순한 맛’에서 ‘매우 매운 맛’까지 5단계로 세분화 했다. CJ는 이 연구 결과로 외국인들에게 고추장이 체계화 된 소스로 인식돼 한식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표준화 되지 않아 기준이 없는 매운맛으로 한식을 외국인들에게 전파하는데 걸림돌이 된 부분을 해소 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3일부터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고추장 제품에 등급제를 표시했다. 해외 수출하는 일부 주력 상품에도 이날부터 같은 등급을 적용 했고 점차 그 적용 대상을 늘릴 예정이다.

향후 CJ제일제당은 세계 각 지역별로 매운 맛의 강도를 조절하고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찬들 고추장 연간 수출액을 2013년 5000만 달러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년간 총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CJ는 단순히 한식 그대로를 해외에 소개하는 것만이 진정한 한식 세계화라고 보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한식을 찾고 생활화 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한식 세계화가 이뤄 진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CJ는 외국인 입맛에 맞춘 ‘한식의 현지화’란 카드를 꺼냈다.

앞서 CJ가 미국인 입맛에 맞춘 고추장 소스 출시가 그 예다. 그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02년 닭고기 맛이 나는 ‘닭고기 다시다’를 개발, 중국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했다.

중국인이 닭고기 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한 한국 조미료의 현지화 사례다.

CJ푸드빌이 5월 10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문을 여는 비빔밥 전문점 ‘비비고’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레스토랑이다. 비빔밥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외국인 기호에 맞게 밥과 소스,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한식 브랜드다.

외국인 시식회에서 얻은 자료로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밥맛을 찾았다.

또 소스는 전통적인 고추장외에, 외국인들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참깨, 쌈장, 레몬 간장 소스 등으로 현지인 입맛에 맞췄다.


다양한 버전 비밥코리아 소개

CJ는 외국인들이 한식이 맛이 없어서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한식을 잘 모르고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구조를 깨기 위해서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한국의 생활 양식에 친근감을 높여 한식을 떠올리는 기회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의 사치(Saatchi) 갤러리에서 영국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한식 소개 만찬행사가 열렸다. CJ푸드빌이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과 함께 한국 현대 미술전인 ‘코리안 아이(Korean eye)’에서 한식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부인인 셰리 블레어, BBC 앵커 출신 안젤라 리폰 등 영국의 주요 인사와 영국 주요 매체의 편집장 등 50여명이 찾았다.

이들은 신선로, 구절판, 비빔밥, 갈비구이 등 대표적인 한식 메뉴를 8개의 코스로 경험했다.

당시 한식 만찬에 참석했던 영국의 주요 인사는 “태어나서 이런 상차림은 처음 봤는데 놀랍다”며 “맛은 물론 전체적인 푸드 스타일도 훌륭하다”고 평했다.

CJ는 이 행사로 인해 영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식을 고급 식문화로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주요 매체의 뉴스 보도를 통해 한식 체험 행사가 알려져 영국 국민들에게 한식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한다.
 
CJ는 한식을 소재로 한 공연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CJ그룹은 농림수산식품부와 손잡고 비빔밥 세계화를 위한 비언어 공연(Non-Verbal Performance) ‘비밥 코리아(Bibap Korea)’를 제작했다. CJ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문화 콘텐츠와 결합시킨 본격적인 행사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과 진행을 맡은 이 공연극은 요리사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신선하고 청정한 비빔밥 재료를 구해 요리를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한식을 음식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한식의 우수성을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표현하기 위해,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영상과 마임, 애크러배틱, 비트박스, 아카펠라 등 음악과 춤을 주 표현 요소로 사용했다.

비밥코리아는 올 8월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통해 해외에서 외국인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CJ측은 8월 30일까지 열리는 축제기간 동안 약 1만여 명의 외국인들에게 비빔밥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향후 비밥코리아는 한식 관련 행사나 국제행사 등에서도 다양한 버전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CJ는 자사 해외 케이블 TV를 이용 한식 세계화 관련 콘텐츠 방송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CJ는 미국 내 아시아 전문 24시간 방송채널인 이매진아시안TV(iaTV)를 인수 한 바 있다.

iaTV는 LA를 비롯 뉴욕, 휴스턴 등을 영역으로 송출되는 채널이다. 오는 6월 1일 CJ는 채널 브랜드명을 ‘엠넷TV’로 전환한 뒤 CJ미디어, 엠넷미디어 등이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과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를 방송할 계획이다.

CJ는 미국 엠넷TV를 통해 한식 세계화 방송 콘텐츠를 편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식문화를 미국 현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자연스럽게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현재 500만 가구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 채널을 2012년 1500만 가구로 시청자를 늘린다는 목표다.

1가구당 3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산술적으로 2012년에는 4500 만 명의 미국 내 시청자들이 한식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CJ는 머지않아 미국 텔레비전 프라임 타임에 미국인 주연 배우들이 한식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미국인들이 집에 앉아 편히 볼 수 있는 날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