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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강추위에..' 전남 배농가 냉해 '울상'

전남 나주와 영암 등 배 주산지에 최근 배꽃 개화시기에 눈까지 내리는 등 이상 저온현상으로 착과 불량 등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나주배농협과 농가 등에 따르면 12일부터 나주 등 이 일대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등 유례없는 꽃샘추위가 몰아쳤다.

특히 14일에는 강풍에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등 20여년만에 4월 강설(降雪) 등 기현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절반가량이 만개한 배꽃에 진눈깨비가 쌓이고 꽃이 얼어붙는 등 냉해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꽃봉오리가 맺는 시기인 4월초를 전후해 냉해를 입으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만개할 때는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

냉해를 입게 되면 암술 씨방이 얼어 까맣게 썩게 돼 수정이 힘든데다 열매를 맺어도 발육이 부진하거나 기형과(果)가 되기 쉽다.

배 재배농민 김모(56.금천면)씨는 "30년 넘게 과수원을 해오고 있지만 올해처럼 배꽃이 필 시기에 눈까지 내리는 등 냉해를 입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특히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2500 농가중 200여 농가만이 냉해 특약을 든 것으로 알려져 농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나주시도 이번 저온현상이 유례가 없는 것으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 농가를 대상으로 조만간 실태조사에 들어가는 등 대책을 마련 할 계획이다.

나주배농협 이관수 상무는 "나주, 영암지역 배 과수원 가운데 최소 60-70%는 냉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씨방이 살아있는 꽃을 중심으로 인공수분을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나주, 영암지역은 전국 배 재배면적의 20% 가량인 3100ha를 재배, 연간 7만5000여t을 생산하고 있으며 12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