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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확대 '논란'

학교 무상급식 문제가 6.2지방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가 올해부터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초.중학교 전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확대해 주목된다.

성남시는 2007년부터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무상급식을 올해부터 전체 67개 초등학교 전 학년 6만4천500명으로 확대했다.

또 43개 중학교 3학년 전체 1만3742명에게도 무상급식을 시작해 중학교 무상급식의 길을 텄다.

시는 특히 내년에 중학교 2~3학년 전체 2만6800명에게, 2012년에 1~3학년 중학생 전체 3만8309명에게 각각 무상급식을 실시,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시대를 열 계획이다.

시는 3년간 필요한 584억9000만원을 전액 자체 예산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가 경기도교육청과 대립하며 1월 삭감한 교육청 무상급식 예산보다 무려 308억9000만원이 많은 액수다.

'학교의 낡은 시설 교체나 도서구입비 등에 쓸 돈을 무상급식비로 전용하면 교육 부실이 우려된다'는 무상급식 전면 시행 반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성남은 자산 16조8534억원(2008년말 현재)으로 전국 최고의 부자 자치단체다.

성남시의 무상급식 전면 확대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1조3항과 '의무교육대상인 초.중학교 학생은 신분이나 경제적 지위의 차별 없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교육기본법을 근간으로 한다.

최창섭 성남시청 교육지원팀장은 "급식은 단순히 한 끼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한 부분으로 학생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거르는 청소년들이 급식 걱정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학교와 학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성남시 S초등학교 김모 교감은 "해마다 누적되는 급식비 체납 때문에 급식의 질에 영향을 미쳤지만 전면 확대되면서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J초등학교에 자녀 2명이 다니는 학부모 정모(37.여)씨는 "예전엔 아이 당 5만원씩 한 달에 급식비 10만원을 지출했는데, 경제적 부담이 줄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성남시가 올해부터 무상급식 확대하게 된 데는 학교와 학부모의 이같은 호응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부유층 자녀의 급식비까지 지원하는 점과 무상급식 시행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논리로 이슈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분당구 야탑동에 사는 이모(37.회사원)씨는 "부잣집 아이들에게 쓸 무료 급식비를 차라리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수업 지원 등으로 더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 강모(32)씨도 "여.야가 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다"면서 "진정 학생을 위해 어떤 정책이 바람직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