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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농업-돈 되는 농업을 하자(상)

유통 혁신·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

농업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도하개발어젠다(DDA) 진행으로 농업 부문에서도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시장 개방은 외국 농산물 수입 증가라는 위험이 될 수 있지만, 우리 농산물의 수출 시장이 많아진다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식품환경신문은 변화된 환경에서 농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시설재배, 수출, 명품 브랜드, 신품종 등을 통해 소득을 올리는 국내 농가와 농업경영체, 해외 사례를 2회에 걸쳐소개한다.


▧ 기로에 선 농업

고부가·시장 확대·복합 산업 변신 추세
명품 브랜드 농산물·스타 농업인 등장


선진국 농업이 되기 위한 해답은 간단하다. 농가 소득을 올리면 된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답이지만 현실에서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수십년 간 농업 소득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농업 현장에서 농업인과 정부, 농업 지원 기구 등이 힘을 모아 농가 소득을 늘려가고 있다. 연소득이 억대에 달하는 ‘스타’ 농업인들도 나오고 있다. 농업이 돈 되는 산업, 경쟁력 있는 산업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 농업은 선진국 도약의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정부의 보호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시설을 현대화하고 신기술 개발 노력을 했지만, 농업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영세성, 고령화, 농지 감소, 열악한 소득구조와 같은 문제들은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시장개방이 가속돼 외국 농산물까지 밀려오고 있어 우리 농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농업이 사양화로 접어들 것인지,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선진국 농업의 핵심인 농가 소득 상황도 심각하다. 2005년 3050만원이었던 농가 소득은 2006년 3230만원, 2007년 3197만원에 그쳤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1995년 농가 소득은 도시 근로자 가구의 95.1%였지만 2007년에는 73.8%로 낮아졌다.

일각에서 우리 농업은 자원이 부족하고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어 원천적으로 경쟁력이 없다는 성급한 판단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정보·기술(IT) 사회의 특성인 창의의 잠재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농업의 발전과 농가 소득의 증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시인과 세계인을 유혹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지역마다 독특한 전통문화도 갖고 있다.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품질, 안전성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품질, 서비스 등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져 차별화로 수입 농산물에 대한 우위를 지킬 수 있다.

시장 개방은 위협 요소이지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인도 등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식품 소비시장에 인접해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우리 농산물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기대된다.

돈 되는 농업의 가능성은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우리 농업은 시설재배를 통한 전천후 영농, 유통 혁신,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고 있고 자연환경과 문화까지 파는 복합산업으로 변신하며 고소득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온, 습도, 일조량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시설재배로 최고 품질의 과일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우리 농산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막대한 브랜드 가치를 가진 명품 농산물을 키워내는 농민들과 농업 경영체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생산에만 급급했던 재래식 농업에서 벗어나 가공·유통·판매·서비스를 모두 하는 농업 사업단이 출현하고 있고 농업을 예술·문화·관광이 결합한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승화시키는 농촌 마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논산 양촌농협의 딸기는 신기술과 시설재배로 영농 규모를 확대하면서 노동력과 비용을 줄여 소득을 올린 좋은 사례다.

합천가야농협은 외국 작물인 파프리카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고 1986년 국내 최초로 미국에 배를 수출한 천안배원예농협은 미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 배를 팔아 외화를 벌고 있다.

햇사레연합사업단은 브래드 가치만 954억 원에 달하는 햇사레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고 로열티까지 받고 있다.
학교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는 등 학교급식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농가도 있다.

임실 치즈마을·남해 다랭이마을·순창 고추장익는마을은 농산물 생산 현장을 체험하는 상품으로 농업을 관광과 결합한 복합산업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 연합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지자체·농협·농가 손잡고 사업단 구성
철저한 품질관리·교육으로 명품화 전략


경기도 안성에서 30년째 포도를 재배하는 김학선(54) 씨는 올해도 싱글벙글한다.

올해 수확한 포도 2000 상자(5㎏들이) 중 특상품 1600 상자를 ‘잎맞춤’ 포도로 팔아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렸기 때문이다.

4년 전까지 그는 포도 농사를 잘 짓고도 매년 어떻게 하면 제값을 받을까 머리를 싸매야 했다.

그는 “트럭 한가득 포도를 싣고 전라도까지 팔려고 내려간 적도 있었다”면서 제값을 받으려고 여기저기 다니던 시절이 생각나는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뿐 아니라 개별 농가들이 도매나 중간 상인 등을 상대로 만족하는 값에 포도를 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과수 농가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 경기농협지역본부는 2006년 경기농협연합사업단을 꾸려 ‘잎맞춤’ 사업을 시작했다. 잎맞춤은 푸른 자연과 태양이 입맞춤해 맛이 풍부하다는 뜻의 상표다.

사업단은 도내 안성, 평택, 화성, 안산에서 생산되는 포도와 배 중 최상품을 선별해 ‘잎맞춤’ 상표를 붙이고 회원 농가를 대신해 서울과 수도권 등 대형할인점에 판매하는 전 과정을 맡았다. 경기도와 해당 4개 시로부터 자금과 행정지원, 홍보 도움도 받았다.

농가가 독자적으로 생산, 판매할 때 최대 약점이었던 마케팅을 강화한 셈이다.

사업 첫해에는 양재·창동·수원·성남·고양 5곳의 농협유통센터에 ‘잎맞춤’포도와 배를 납품했다.

최상급 품질을 앞세운 ‘잎맞춤’ 상품은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2007년에는 이마트, 이랜드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와 추가로 공급 계약을 맺었고 전국 대형 상점에서도 ‘잎맞춤’의 맛과 품질은 통했다.

사업단은 설과 추석에는 ‘명절 세트’를 만들어 팔았다.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으로 한 상자의 재고도 없이 ‘잎맞춤’배와 포도를 팔았다.

사업단이 ‘잎맞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대형할인점을 거래처로 뚫는 안정된 판로 확보였다.

이를 위해서는 값은 비싸도 맛이 좋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도시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사업단은 균형 잡힌 역삼각형 모양에 무게 350g 이상, 당도 15브릭스(Brix) 이상의 최상품에만 ‘잎 맞춤’의 이름을 허락하는 명품화 전략을 썼다. 상자(5㎏) 당 가격은 시세보다 30~40% 비싼 1만 원을 받았다.

사업단은 또 우수 농가와 전문가의 재배 기술을 담은 설명서를 농가마다 매달 나눠주고 현장설명, 우수농가견학, 품평회, 전진대회, 시장 방문 등 다양한 교육으로 회원 농가의 기술력 향상에 나섰다.

명품을 지향하는 ‘잎맞춤’ 포도는 2단계의 선별 과정을 거쳐 출하된다.

생산 농가에서 1차 선별 작업을 하고 2차 선별은 저온냉장 창고가 갖춰진 농협 공동선별장에서 10여 명의 품질관리사에 의해 이뤄진다.

최종 선별을 마치면 ‘잎맞춤’ 상자에 포장돼 대형할인점 등으로 판매된다.

이렇게 사업단과 참여 농가가 유통 혁신과 품질 혁신을 동시에 이뤄낸 결과, 2006년 17억 6000만 원으로 시작했던 사업단의 매출은 2007년 35억 원, 2008년 47억 원으로 매년 30~50%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75억 원을 돌파해 작년보다 60%가량 증가했다.

강원농협연합사업단은 농업 사업단끼리 연합해 마케팅을 펼친 사례다.

2001년 전국 최초로 생산과 유통, 마케팅을 함께 한 강원농협연합사업단은 올해 산하 5개 시군연합사업단과 9개 광역사업단 등에서 모두 830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랭지 농산물인 양상추와 감자, 당근 등을 취급하는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원예농협은 전국 최대 규모의 신선편이센터를 운영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할인점과 외식업체에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대관령원협은 수도권 사업 지원을 위해 2005년 경기도 구리에 냉장창고 8개동을 포함, 660㎡ 규모의 수도권 물류기지를 짓고 농산물 수집·배송 기능을 갖췄다.

또 대관령 지역 기후 특성을 이용해 6~11월에 고랭지 여름 딸기를 생산하고 일본 제과업체에 전량 수출하고 있다.


▧ 친환경 먹거리가 해답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청정 먹거리 생산
값싼 외국 농산물 이겨낼 키워드 ‘안전’


충북 청원군 오창면 팔결시설채소작목반 유환영(48)씨의 토마토·딸기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진한 퇴비냄새가 풍겼다.

유씨가 이 작목반과 함께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것은 1996년.

처음 3년간 농약을 쓰지 않고 화학비료 사용량은 70% 줄여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그 뒤 땅의 화학비료 성분을 모두 없애는 데 2년이 걸렸고, 5년만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자식처럼 키운 토마토 밭을 갈아엎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씨는 비닐하우스를 1800여㎡에서 1만1000여㎡로 늘렸으며 연간 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농으로 성장했다.

유씨가 속한 이 작목반이 친환경농업을 처음 시도할 당시 전망은 밝지 못했다. 기존의 농업에 비해 일은 몇 배 힘들었지만, 소득은 따라가지 못했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영농기술 정보가 부족해 농사를 망쳐 밭을 갈아엎는 농가도 적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일부 농가들이 이탈, 친환경농법에 동의하는 농가를 중심으로 다시 작목반을 구성하는 시련도 있었다.

이 작목반이 성공을 거두고 외국 농산물과 품질경쟁을 할 대안으로 친환경농업이 부각되면서 오창지역에서 친환경 농산물 품목이 쌀(2000년), 호박(2001년), 과수(2002년), 콩(2003년) 등으로 확대되고 474농가가 참여, 전국의 대표적인 친환경농산물 생산단지가 됐다.

오창농협은 2002년부터 친환경 전담팀을 구성해 인증단계부터 생산지도, 자재공급, 수매, 보관, 판매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전국 유명 친환경 농산물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왕중왕을 가리는 ‘2009년 제11회 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서 오창농협의 쌈채류가 대상, 오창생명쌀법인의 곡류가 금상, 오창농협의 사과류가 동상을 받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오창농협과 지역 농민들은 2004년부터 유기농축제를 개최하는 등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9월에는 청원군과 함께 집하장, 세척실, 품질 검사실, 저온저장고 등을 갖춘 ‘친환경 농산물 산지 유통센터’를 건립해 친환경 농산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친환경 쌀 생산단지로 유명한 전남 나주 남평농협의 ‘왕건이 탐낸 쌀’은 1993년 정부 수매량 감소와 쌀 가격하락을 몰고 온 ‘우루과이라운드(UR) 태풍’ 속에서 탄생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고품질 쌀 생산에 나선 남평농협은 전남도 농업기술원의 협조로 ‘청무’ 품종을 들여왔다.

그 뒤 친환경 쌀 단지를 조성하고 30억여원을 들여 ‘청무’를 재배하는 모든 논을 황토 흙으로 객토하고 유기질 비료로 지력 끌어올렸다.

남평농협이 친환경 쌀을 일반 쌀보다 더 높은 가격에 수매해 농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결과, 570여 농가가 450㏊에서 ‘왕건이 탐낸 쌀’을 생산하고 있다.

이 쌀은 찰기와 함께 고소한 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른 지역보다 높은 수매가로 연간 6억원에 육박하는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남평농협은 전문가를 초청해 친환경농업 기술대학을 운영하며 최첨단 도정시스템을 도입해 2003년, 2005~2006년 전국 최우수 브랜드 쌀로 뽑혔고 전남 베스트 쌀에 5년 연속 선정되는 등 최고품질 쌀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경북 포항시 기계면은 포항시의 친환경농산물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친환경농업특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항 기계농협은 친환경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아침마루’로 사과, 수박, 부추, 단감을 출하하고 있다.

기계농협의 친환경농산물 생산 노하우는 친환경 조직단위를 기본으로 한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에 있다.

연간 300명 이상의 농민을 대상으로 친환경 교육을 하고 있다.

‘비전 2010년 계획’을 세워 과수부문은 전 농가가 GAP(농산물 우수관리제)를 도입하고 쌀 단지, 토마토 단지는 전 농가를 유기농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 학교급식 식재료 시장 개척

친환경 식재료로 틈새 공략 고소득 꾀해
순천·대구·완주·고산농협 등 성공 사례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사업이 농가의 성공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농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 순천시 순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오전 6시부터 분주하다.

이른 아침 학교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한 차량이, 곧바로 농가를 돌며 다음날 급식에 필요한 약 5t의 친환경 농산물을 유통센터로 들여오면 이를 손질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오후까지 이뤄진다. 이런 과정이 매일 반복된다.

유통센터는 국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획득하고 농약 잔류 속성 검사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입고부터 규격검사, 세척 및 소독, 절단, 살균 및 소독, 탈수, 포장 등 음식재료를 처리하는 전 과정에서 완벽한 위생안전을 실현했다.

순천농협이 친환경 농산물을 급식 재료로 공급하는 학교는 순천의 196개와 서울·진주·구례 등 관외 75개를 포함해 모두 271개에 달한다.

급식사업 성공 사례로 꼽히는 순천농협은 2004년 친환경 농업을 활성화하려고 학교급식을 시작했다.

학교급식 사업은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 확대 수단이 되면서 농가의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순천농협과 친환경 농산물 계약재배를 하는 농가는 쌀과 보리쌀 등 미곡류 1446가구, 수수 등 잡곡류 40가구, 과일류 220가구, 채소류 154가구 등 모두 1860 농가다.

순천농협은 친환경 급식사업을 통해 순천시와 46억원, 학교 직접 계약 19억원 등 연간 모두 65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계약재배 참여 농가들은 연평균 28억여 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친환경 급식사업을 배우려는 전국 농협과 자치단체 등의 벤치마킹 발걸음도 매주 3~4차례씩 이어지고 있다.

순천농협은 2010년에 서울시의 학교급식에 진출하고 농산물을 곧바로 조리할 수 있는 가공 상태로 공급하는 ‘신선 편의 농산물’ 납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국 최대 규모의 급식 물류시설을 갖춘 대구 동대구농협은 지난 10년간 학교급식 사업을 펼치면서 식중독 사고 제로(zero)를 기록하는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동대구농협은 50여 곳의 산지와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품질 좋고 안전한 음식재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해마다 음식재료 안전관리 분야에 3억~5억원을 투자한다.

1999년부터 학교급식 사업을 시작해 2000년 10월부터 물류사업소 내에 급식사업전담팀을 만들어 대구시내 40여개 학교와 관공서에 우수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2004년에는 청와대 직속기관인 농어업발전특별위원회로부터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시범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대구농협은 2007년 2월 공사비 7억여원을 투입해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4200여㎡ 규모의 단체급식종합물류센터를 건립하고 대구지역 50여개 학교에 음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종합물류센터는 저온작업장과 냉동실, 상온보관실, 잔류농약검사실, 양곡창고 등을 갖췄으며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인증받았다.

2006년 11월부터는 군부대와 연간 1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하고 음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모 부대가 벌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은 음식재료 업체’로 선정됐다.

동대구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역할 중 하나는 국산농산물의 소비 촉진”이라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우수농산물을 공급하는 전문 음식재료 공급자로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동대구농협은 대구의 지역농협 중 유일하게 자산 1조원을 보유하고 13개 지점과 3개 마트를 운영하는 등 매년 3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 학교급식 등 공익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하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전북 완주군 고산과 동상, 비봉 등 3개 면을 담당하는 고산농협.

이 지역은 전체 면적의 80%가 임야인 전형적인 두메산골이어서 오래전부터 좁은 면적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농특산물 생산에 주력해 왔다. 주요 농산물은 쌀과 양파, 상추, 딸기, 마늘, 수박, 곶감, 감식초, 대추 등이다.

2006년에는 옛 농림부로부터 광역 친환경 농업단지 조성사업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100억 원을 지원받았다.

고산농협은 이 예산으로 올해까지 600㏊의 농경지에 친환경 농업을 위한 기반시설을 설치했으며, 오는 2012년까지 900㏊의 농경지에 이 같은 기반시설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농협은 이곳에서 생산된 친환경 쌀 등을 2006년부터 전주시와 완주군의 초·중학교 28개교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고산농협은 또 2006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서대문구 관내 초·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고산 광역 친환경 농업단지로 초청해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펼치는 도·농교류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부터 서대문구 관내 초등학교 12개와 유치원 16개 등 28개교에 완주 고산 친환경 쌀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산농협은 2008년부터 군부대에서 시범으로 하는 현금구매 급식납품업체로 선정돼 군부대 31개 취사장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 특별취재반
ː 영남취재부 석우동 본부장
ː 호남취재부 장은영 기자
ː 충청취재부 김용완 기자
ː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