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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막걸리의 르네상스는 오는가

고급화·차별화 세계적 ‘명주’ 도약 큰 꿈

최근 우리술 막걸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민의 술이란 그동안의 인식에 걸맞지 않게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에서도 막걸리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일본 등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어 새로운 한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주 막걸리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원료·포장 업그레이드 싸구려 이미지 탈피
막걸리 누보 등 출시 와인 필적 고급술 각인
정부 적극지원 의지 ‘한식세계화’ 선봉 기대

매년 12월 ‘햅쌀 막걸리’ 계획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막걸리 소비문화 활성화를 위해 매년 12월 둘째주 특정 요일을 정해 그 해 햅쌀로 담근 막걸리, 통칭 ‘막걸리 누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시범적으로 희망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햅쌀 막걸리를 제작하고 햅쌀로 막걸리를 담글 경우 가중되는 생산비 부담을 덜기 위해 무이자로 융자금도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막걸리 업체들은 정부 쌀가공사업 지원 정책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매출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막걸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사회에 불고 있는 웰빙 붐과 함께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막걸리 수출물량은 최근 몇 년간 20~30%대의 높은 신장세를 거듭했다.

이동주조의 경우 2006년 180여만달러에서 2008년 310여만달러로 상승했고, 조술당의 경우 지난 2007년 2만7000달러의 작은 규모지만 성장세는 올해 4·3분기에 9만여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등 40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농산물유통공사 관계자에 의하면 막걸리 수출 물량은 지난 98년 약 63만㎏에 머물렀지만 10여년 후인 지난 해에는 550만㎏ 어치를 수출했다.

탁주, 농주, 재주, 회주라고도 불리는 막걸리는 한국에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술로서 색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알코올 성분이 6~7도에 이르는 알코올 함량이 적은 술이다.

우선 가장 흔한 방법이 증기 솥에 쪄낸 밀가루에 백국균을 뿌려 만든 종국으로 술을 빚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술도가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탄산가스가 많이 포함돼 청량감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두 번째는 개량 누룩으로 빚는 막걸리다. 생쌀을 분해하는 거미줄 곰팡이를 배양한 개량누룩으로 만든다. 이 방식으로 빚는 막걸리는 국순당 막걸리와 부산탁주의 청맥, 인삼 동동주가 있다.

마지막은 전통누룩으로 빚는 방식이다. 금정산성 토산주가 이에 속한다.

찹쌀과 같은 곡물을 쪄서 만든 누룩에서 나온 효모를 이용하는데, 누룩이 쌀이나 밀의 녹말에서 분해된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발효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전통주 활성화 선언

농식품부에서는 전통주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 막걸리 등 전통주에 대한 산업경쟁력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오는 2017년까지 시장 점유율 10% 차지를 목표로 시설현대화, 홍보마케팅, 품질고급화, 2009년 포장디자인개발 및 인쇄홍보물제작, 수출 물류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 특별법은 내년 상반기 중 입법추진해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2010년도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현재 지원이 계속되고 또한 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막걸리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과 함께 각자 자신만의 마케팅 전략을 세워나갈 예정이다.

국순당 막걸리는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 5월 출시된 국순당 생막걸리의 경우, 타사 막걸리에 비해 유통 기한이 3배나 길어 30일간 유통이 가능하므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다고 밝혔다.

출시 100일만에 100만병 판매를 돌파했으며, 연말까지 500만병 판매가 목표인데 현재 추세로는 11월말~12월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 200일만에 500만병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국순당 관계자는 전했다.

국순당은 올해 막걸리 매출은 50억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향후 막걸리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할 예정이다.

美·日 등 전세계 수출 급증세

해외 수출역시 활발하다.

‘발효제어기술’을 통해 유통기한을 늘린 국순당 생막걸리의 경우, 냉장컨테이너로 유통하게 되면 최장 90일까지도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 중국,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호주로도 수출할 예정이며, 각국의 현지 반응을 파악해 유럽 등지로의 수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15개국에 3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으며 올해 50만달러 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탁주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경북 진천에 8000여평 규모의 공장을 신설중이다.

서울 탁주 관계자는 “생산량이 수요량을 현재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신 공장에서는 하루 13만병 이상의 막걸리가 생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판매 전략에 대해 “향후 막걸리 원료를 수입쌀에서 국내 쌀로 바꿔 경쟁력 향상을 꾀할 방침으로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주조에서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20%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향후 막걸리시장의 양적 성장에 이은 출혈 경쟁이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동주조 하명희 이사는 “긍정적인 경쟁으로 업계가 활황을 이루도록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주식회사 우리술은 가공시설 건축비에 대한 국가 저리자금 융자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홈플러스, GS25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고, 차후 한식세계화를 위한 수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술 박성기 대표는 “현재 8개국에 걸쳐 50만달러 어치를 납품했고 앞으로 현지 적응화를 통해 거래 국가를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한산성소주는 외식과 유통시장 두곳에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거래하고 있던,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식당에 대한 판매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출역시 시작했다. 미국 뉴욕으로 50BOX 수출에 대한 계약을 마치고 11월 말경 정식 수출할 방침이다.

강환구 남산산성소주 대표는 “막걸리 수출 호조에 힘입어, 향후 해외에 대한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막걸리 누보를 준비 중인 조술당은 현재 캔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탄산설비에 대한 공장 건축을 준비중이다.

조술당측은 내년 2월 완공되는 900평 규모의 탄산설비 공장이 마련되면, 캔 제품을 생산해 일본의 훼미리마트 7200개 지점과 이마트에 판매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술당 김두환 대표는 “현재 업체들에 있어 제일 절실한 것은 설비 개선 자금 지원이다”며 “정부에서 업체들에게 본격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 본격 참여 의지

업체들만 막걸리 고급화에 나선 것은 아니다.

백화점들 역시 나서고 있다. 백화점들은 유통기간이 짧은 생막걸리 판매를 위해 전문 매장을 따로 마련하는 한편, 전국의 막걸리 명인을 찾기 위해 나서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유명한 막걸리 명인들을 직접 찾는 등 품질적으로도 고급화된 술을 찾고 있다”며 막걸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현재 막걸리 열풍으로 참여업체가 늘어가고 있지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한 질적 하락에 대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찬우물’의 최진순 회장은 “막걸리 시장이 양적 상승에만 매달려 질 낮은 제품들이 악영향을 끼쳐 시장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관계자는 “올해를 한식세계화와 함께 우리 술이 세계적인 명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이제 우리 술은 가업(家業)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향한 산업(産業)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술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 술 산업의 패러다임이 일대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