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생 차나무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유전자원 조사와 분석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양병훈 박사는 28일 나주시에서 열린 '야생차나무 유전자원의 유전다양성 및 유연관계 규명' 연구 발표를 통해 국내 자생지 38곳에서 채취한 차나무의 유전변이 내용 등을 공개했다.

차 재배가 농가의 중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대부분 품종이 야생상태의 재래종(44%)이나 일본 수입품종 '야부기다'(20%) 등으로 독자적인 품종 개량이 시급한 실정이다.

1년여에 걸친 이번 조사는 국내 야생 차나무의 유전 다양성을 DNA검사를 통해 수치화함으로써 야생차의 유전자원 보호와 체계적 관리 등에 첫 단추를 끼웠다는 데 의의가 있다.

조사결과 나주가 9곳 자생지 가운데 청림산, 가야산 등 2곳의 야생차 유전변이가 0.437과 0.420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체 평균은 0.343이며 0.4가 넘는 지역은 나주의 청림산과 가야산을 비롯해 함평, 경남 김해, 밀양 등 5곳으로 조사됐다.

유전변이 값이 높다는 것은 다양한 형질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품종 개량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양 박사는 설명했다.

또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규약에 따라 외국 품종 사용에 따른 사용료와 재산권 분쟁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고유의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전구조 분석에서도 자생지 사이에 확연한 유전적 차이(13.3%)를 보였으며 유전적 근연 관계 분석에서 나주, 함평, 김해 등 9개 그룹으로 뚜렷하게 구분됐다.

양 박사팀은 야생 차나무의 유전자원 보존과 선발을 위해 이들 9개 지역의 자생지를 고루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지역은 나주 등 전남 6곳, 전북 부안 ,익산, 경남 김해, 사천, 고성, 밀양, 기장군 등 13개 시군이다.

국내 녹차 음료시장 매출은 2150억원 규모이며 전통차까지 포함하면 4500억원대로 웰빙붐을 타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 전국의 차나무 재배면적은 3800ha, 생산량은 3890t, 재배농가는 4423가구에 이른다.

동백나무과인 차나무(Camellia sinensis L.)는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catechin), 카페인, 타닌, 비타민 A,C, 무기염류 등을 함유하고 있고 특히 카테킨은 항산화, 항바이러스, 해독, 노화억제, 혈당 강하, 중금속 제거 등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