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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족으로 결식아동 빈익빈 부익부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A(37.전기수리공)씨는 최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방학을 맞으면서 혼자 집에 남아 점심을 거르게 될 것이 걱정돼 학교에 무료급식쿠폰을 신청했다.

어린 딸을 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게 하는 것이 걱정은 되지만 본인 외에는 딸을 돌볼 사람이 없는데다 저녁 7시가 돼야 일을 마치기 때문에 급식쿠폰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고양시 1회 급식단가는 3500원으로 낮아서 분식이나 중국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만족해야 한다.

최근 경제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결식아동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해 전국 지자체별로 결식아동 무료급식 지원단가는 제각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전국의 시.도.군별 지자체가 방학 때 결식아동에게 지급하는 1회 급식쿠폰 지원단가는 최고 4500원, 최저 3000원으로 금액차이가 최대 1500원이나 벌어졌다.

지자체별 지원단가를 보면, 서울시 강남구와 경남 마산시가 4500원으로 가장 높고 서울시 서초구와 용산구 등은 4000원, 인천시와 울산시는 3500원, 대구, 광주, 대전 등은 3000원으로 낮게 책정됐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의 급식 지원단가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정부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학 중 무료급식 지원사업은 2005년 주체가 정부에서 지자체로 바뀌면서 지난해 여름방학까지 약 4년간 정부지원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방학 중 무료급식을 받는 결식아동은 2007년 27만1606명, 지난해 여름방학 29만4599명 수준이었는데 경제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겨울방학 45만200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여름방학에는 57만3000명으로 또 크게 늘었다.

정부는 다만 지난해 겨울방학때 경제위기로 인해 결식아동이 급증하자 이 기간 결식아동 45만명 가운데 증가인원인 16만명에 한해서 1년간 432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 들어 늘어난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예산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지자체들은 정부의 지원규모가 일부 증가인원 크게 못 미치는 규모여서 지자체들은 무료급식 지원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올해 정부로부터 3억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으나 올해 여름에만 지원학생이 7717명이어서 수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복지부 아동청소년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여름방학 결식아동 증가인원에 대해서도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도 "지자체별로 급식단가를 보완할 예산을 별도로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