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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심층수, 먹는샘물의 미래 급부상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바다속 깊은 곳의 청정한 물, 해양심층수가 프리미엄 생수 바람을 타고 먹는 샘물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양심층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수심 200m 아래의 바닷물을 해양심층수라 하며, 북극이나 남극의 바닷물이 얼 때 빠져나온 염분들로 인해 주변 바닷물의 밀도가 커지면서 무거워진 물이 아래로 가라앉아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원리로 만들어진 해양심층수는 초고압 상태와 2℃ 이하의 안정된 저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미생물과 세균, 병원균 등이 번식하기 어려운 반면, 영양적인 면에서는 마그네슘과 칼륨, 칼슘 등 천연상태의 미네랄을 비롯해 질소, 인, 규소 등 여러 무기 영양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이러한 해양심층수의 특징에 일찍부터 눈을 뜬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이른 시기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해 이미 1980년대부터 실생활에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해양심층수의 다양한 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양심층수 개발이 결코 쉬운 사업은 아니다. 해양심층수를 음용수로 개발하기 위해선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정제와 미네랄 추출, 배합, 수처리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야 될 뿐 아니라 모든 과정은 관련부처인 국토해양부에서 마련한 엄격한 기준인 ‘먹는 해양심층수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해양심층수 취수 능력을 갖춘 나라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노르웨이 등 5개 국가 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심층수 개발의 기술적 어려움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록 해양심층수 사업에 뒤늦게 뛰어 들긴 했지만 기술 수준은 선두 국가인 일본에 뒤지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다 밑 250m에서 1500m 깊이까지 취수관을 넣어 바닷물을 퍼올리고 있으며, 생수 외에도 주류, 두부, 김치, 더 나아가 화장품과 미네랄 소금 같은 기능성 상품도 속속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27일 강원도 삼척 증산을 해양심층수 취수해역으로 신규 지정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해양심층수를 취수할 수 있는 해역이 모두 9개소로 늘어나게 돼 해양심층수 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편집자


천연 미네랄 등 영양분 풍부 웰빙 샘물로 각광
주류·화장품·소금 등 기능성 상품 개발도 활발


샘물 업체 난립 부작용 심각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먹는샘물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에는 시장규모가 39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4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2월말 현재 환경부에 등록된 먹는 샘물 업체는 80여개이며, 출시된 제품만도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부의 수돗물 위주 정책에 의한 과도한 규제와 함께 업체 난립으로 인한 가격 덤핑 등 출혈 경쟁, 특화 및 상품화 작업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생수업체의 무리한 관정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도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실제로 과다 경쟁으로 인해 부도가 발생한 먹는샘물 회사는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51개사에 달하고 있으며, 부도는 나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상당수 된다고 업계 측은 토로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중에 유통중인 먹는 샘물 31건을 임의로 선정해 발암물질인 브롬산염(BrO3-)을 검사한 결과, 13개 제품에서 일정농도 이상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먹는 샘물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성도 의심받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하고 미네랄 등 영양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고갈될 염려가 없는 무한 자원인 해양심층수가 먹는샘물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호서대 해외개발학과 유승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심층수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700억원에서 오는 2010년 5700억원으로 성장하고, 2012년에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해양심층수 산업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도 2010년 기준으로 각각 1조556억원, 4379억원, 931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일본은 이미 해양심층수 시장이 별도로 형성돼 있으며, 1000종이 넘는 해양심층수 제품이 시판되고 있고, 관련 산업 규모도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해양심층수 업체 관계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는 해양심층수 제품들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며 “신세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해양심층수 가격은 일반 생수보다 4~15배 비싼데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부터 매년 3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해양심층수 시장 경쟁 가열

해양심층수의 사업성이 알려지면서 먹는샘물 업체와 음료업체, 해양심층수 전문업체들 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 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시판중인 대표적인 해양심층수 제품으로는 워터비스의 ‘몸에좋은물’과 롯데칠성의 ‘블루마린’, 진로석수의 ‘아쿠아블루’, CJ제일제당의 ‘울릉미네랄’ 등이 있으며, 농심과 LG생활건강, 동원F&B 등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해양심층수 전문기업인 울릉미네랄이 ‘파나블루(Panablu)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해양심층수 시장에 뛰어든다고 선언함에 따라 업체들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파나블루는 지난해 6월 SK가스로 인수되면서 자금력과 신규 유통망이 강화돼 세계 최저심인 1500m 취수가 가능한 울릉도 제2공장 착공을 비롯해 R&D 인력 2배 확충 등과 같은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양한 상품성 주목

해양심층수 시장에 발을 담군 여러 업체들 가운데 국토해양부로부터 해양심층수 종합개발업 면허를 받은 해양심층수 전문업체는 파나블루와 워터비스, 강원심층수, 글로벌심층수, 해봉 등 5개 업체이다.

이중 워터비스와 파나블루는 생수 뿐만 아니라 소금과 화장품 등 기능성 상품으로 해양심층수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어 눈에 띈다.

해저 1032m의 해양심층수를 취수해 생수, 화장품 등 완제품을 비롯해 각종 식음료 업체에 해양심층수와 응용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워터비스는 지난해 4월 ‘몸애(愛)좋은물’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미네랄 경도 80인 ‘몸애(愛)좋은물 80 mineral’을 출시했다.

화장품으로는 미네랄 경도 300의 해양심층수를 정제수 대신 넣어서 만든 ‘아이어트리 iatry+-를 출시할 예정이며, 심층수 천연의 미네랄이 그대로 함유돼 있는 ’몸애(愛)좋은소금‘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에 ‘울릉미네워터’ 원수를 공급하고 있는 파나블루는 지난 5월 프리미엄 소금인 ‘마레솔트(MARESALT)를 출시한 바 있으며, 6월과 7월에는 고품격 해양심층생수인 ’슈어(SURE)와 대용량 해양심층수 ‘슈어 워터바(SURE WATER BAR)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파나블루는 장기적으로 식음료로 한정된 현재의 제품군을 화장품과 같은 ‘뷰티’ 제품군까지 확대해 오는 2015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워터비스와 파나블루는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신성장동력 박람회 2009’에 참가해 자사에서 개발한 신제품들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