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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한류'..작년 수출 23% 증가


<국세청 '2008년 주류 출고량' 집계 결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 홍콩 등에서 한국 소주나 막걸리, 맥주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주류 수출이 23% 가량 늘어났고 수출국도 65개국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맥주.소주 소비가 소폭 늘어나 성인 1명당 맥주 110병, 소주 74병가량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위스키와 와인의 경우 경기 불황과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다.

국세청은 18일 이런 내용의 2008년 주류 출고량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 1명당 맥주 110병, 소주 74병 마셔
경제불황으로 위스키, 와인은 소비 위축


◇ 막걸리.소주-일본, 맥주-홍콩서 인기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류 수출은 총 22만7705㎘로 전년(18만5238㎘)에 비해 22.9% 증가했다.

수출국도 아시아 24개국, 유럽 12개국, 아메리카 11개국, 아프리카 9개국, 오세아니아 9개국 등 모두 65개국이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으로의 주류 수출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3만1000㎘로 가장 많았고, 홍콩 4만5000㎘(19.9%), 몽골 1만4000㎘(6.1%), 중국 1만㎘(4.5%), 미국 4400㎘(4.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소주 수출량은 8만8836㎘로 2007년에 비해 1.3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소주 전체 출고량의 8.9%에 해당하는 것으로, 소주는 세계 58개국에 수출되면서 단일 수출품목으로는 1억 달러를 넘었다.

막걸리의 경우 수출량이 2007년 4천312㎘에서 지난해 5천457㎘로 26.6% 증가했다. 특히 한류 붐과 함께 발효주인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지난해 막걸리 전체 수출량의 약 90%는 일본으로 넘어갔다.

막걸리 제조.보관기술이 과학화되면서 실온에서도 장기간 본래의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점도 막걸리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본식 청주인 사케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수입량은 2007년에 비해 20.7% 늘어난 1364㎘로 집계됐다.

맥주는 지난해 7만4467㎘가 수출돼 2007년보다 23.3% 늘어났다. 맥주의 최대 수출국은 홍콩으로 전체 수출량의 60.5%인 4만5043㎘를 차지했다.

구돈회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우리나라 맥주는 홍콩뿐 아니라 몽골에서도 전체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동의 이라크까지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주 수출량은 2007년 1161㎘에서 지난해 1186㎘로 2.2% 증가했다.

◇ '서민시름 달랜다'..맥주.소주 소비 증가

지난해 술 전체 소비량은 339만㎘로 전년(329만㎘)에 비해 3.2% 증가했다.

주류별로 보면 소주 소비량이 100만4000㎘로 2007년보다 4.26% 증가했다. 맥주는 같은 기간 3.83% 늘어난 205만9000㎘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성인 1명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소주는 360㎖ 기준으로 74.4병을 소비했고 맥주는 500㎖ 기준으로 109.83병을 마신 셈이다.

구 과장은 "소주는 소비계층이 다양해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맥주는 지난해 올림픽 특수 와 일찍부터 찾아온 무더위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주의 경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의 수요가 늘어나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막걸리는 인삼, 더덕, 과일 등의 다양한 원료로 맛과 품질을 높인 영향으로 지난해 17만6000㎘가 소비돼 역시 1년새 2.35% 늘어났다.

◇ 불황.고환율에 위스키.와인 소비 감소

소주.맥주 등의 소비량 증가와 달리 비교적 고가에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위스키와 와인 소비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의 경우 지난해 총 3만1059㎘가 소비돼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소비량을 기록했다.

위스키 소비량은 2004년 3만1076㎘, 2005년 3만2703㎘, 2006년 3만1513㎘, 2007년 3만4741㎘ 등이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인기몰이를 해오던 와인 소비량도 2007년 3만7655㎘에서 지난해 3만2947㎘로 12.5% 감소했다.

국내 와인 소비량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 와인의 경우 2007년 3만2154㎘에서 지난해 2만8770㎘로 감소했고 국내산은 같은 기간 5501㎘에서 4177㎘로 줄었다.

구 과장은 "불황과 환율 상승으로 사치와 문화적 이미지가 강한 위스키와 와인의 소비량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