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식품정책의 방향과 과제(4)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결 과제


유전공학이 발전하면서, 유전자조작농산물(GM 농산물) 재배와 이들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GM 농식품의 생산이 급격히 늘고 있다.

GM농산물 재배 기술은 이전보다 식량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기아로 고통 받고 있는 세계 여러 지역의 식량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그동안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던 식품인 GM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까지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높은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GM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거세게 일어난 바 있으며, 소비자 단체에서는 GM 원료를 사용한 모든 제품에 GM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7년 기준 52개 국가서 재배 허용
콩·옥수수·면화 등 21개 작물 상업화
‘잠재적 위협’ 들어 표시제 강화 요구



재배면적 10년 새 67배 증가

GM(Geneticcally Modified) 농산물의 세계 재배 면적은 지난 1996년 170만 ha에서 2007년에는 1억 1430만 ha로 약 67배 가량 증가했으며, GM농산물 재배 국가도 같은 기간 6개국에서 23개국(선진국 11개국, 개발도상국 12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또한 식품이나 사료용으로 GM농산물 재배를 허용한 국가도 2007년 기준으로 52개 국가에 달하는 데, 이중 23개국은 상업용 재배, 29개국은 식용 및 사료용, 환경방출용으로 수입을 승인하고 있다.

2007년 현재 GM 농산물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나라는 미국으로 전체 재배 면적의 50.5%를 차지하는 5770만 ha에서 GM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아르헨티나가 16.5%(1670 ha), 브라질이 13.1% (1500 ha), 캐나다가 6.1%(700만 ha), 인도가 5.4%(620만 ha), 중국이 3,3%(330만 ha)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 외에도 재배면적이 5만 ha가 넘는 국가는 스페인과 멕시코 등을 포함해 13개 국에 달하며, 5만 ha 미만인 국가는 프랑스와 콜롬비아, 폴란드 등 10개 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EU(유럽연합)의 GM 옥수수 재배 면적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어 현재 재배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슬로바키아와 프랑스는 지난 2006년에 비해 2007년 재배면적이 각각 29배, 3배 증가했으며, 스페인의 경우 GM 옥수수 재배면적(75.148 ha)이 EU 전체 재배 면적의 68.3%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연구소 중심 개발 진행

GM 농산물의 상업화는 지난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칼진(Calgene)사가 쉽게 무르지 않는 유전자변형(GM) 토마토 ‘플리이브 세이브(Flaver Saver)’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상업화된 GM 농산물은 주요 품목인 콩, 옥수수, 면화, 유채(카놀라)를 포함해 총 21개 작물, 102개 품종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많은 품종을 보유한 GM 작물은 옥수수로 38개 품종에 달하며, 그 뒤를 이어 면화가 18품종, 카놀라가 8품종, 콩이 7품종, 토마토가 6품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실험 수준의 GM 농산물 연구사례는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용화 단계를 거쳐 상품화가 이루어진 경우는 없다. 단지 현재 18품목 54종의 개발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일부는 상업화를 위한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또한 지난해 3월 기준으로 GM 농산물 가운데 국내에서 식품용은 60개 품종, 사료용은 44개 품종이 승인됐지만 재배용으로는 아직 승인된 품목이 없다.

식품용 60개 품종 중에서 상업적으로 수입 가능한 것은 현재 43개 품종으로, 옥수수와 면화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료용으로 승인된 품목도 옥수수와 면화가 3/4의 비중을 점하고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프렌츠와 넥스젠, 농우바이오 등 민간회사도 현재 연구소를 설립해 GM 농산물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농식품부와 과학기술부도 산·학·연으로 이루어진 연구단을 구성해 GM 농산물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GM 농산물 개발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동물실험 결과 부작용 사례

GM 농산물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원료로한 GM 농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GM 농식품 안전성 논란이 최초로 제기된 사건은 지난 1993년에 발생한 ‘브라질 넛’ 사건이다.

당시 미국 파이오니아 하이브리드사는 필수 아미노산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콩에 브라질 넛의 유전자를 도입해 GM 콩을 개발하려 했지만 브라질 넛의 유전자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짐에 따라 상업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또한 지난 1998년 영국 푸스타이(Pusztai) 박사는 쥐를 이용해 GM 감자와 일반 감자를 비교 실험한 결과, GM 감자를 먹은 쥐가 성장과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소화관 여러 부위가 다양한 영향을 받아 GM 농산물이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2001년에는 미국의 외식업체인 타코벨사의 제품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스타링크 옥수수’가 검출돼 개발회사인 아벤티스사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철회하는 소동이 일어 났으며, 지난 2005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일본,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 대만 등에서 해충저항성 옥수수 Bt11이 종자는 같지만 안전성 평가를 받지 않은 Bt10 종자와 섞여 판매된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2007년에는 인도 와랭글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 BT면화를 섭취한 양과 염소가 죽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인도 유전공학승인위원회는 어떠한 연구 보고서나 분석으로도 이 지역의 양과 염소의 죽음을 BT면화가 원인이라고 결론지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올바른 대국민 홍보 최우선

소비자들은 현대 과학수준으로 GM 농식품이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것으로 판명 나더라도 10년, 20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의 가능성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현재 국내 GM 농식품 표시제 하에서 식용유와 간장, 가공식품 등에 GM제품이라는 표시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에 대해 우려하고, 최종제품의 GM 유전자 검출여부와 상관없이 GM 원료를 사용한 모든 제품에 GM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단체 등은 이들 GM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 차원에서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현재 3% 보다 더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의 표시대상 품목 수 또한 더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GM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표시제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와 업계,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GM 농식품 표시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GM 농식품 표시제를 확대하기 위해선 곡물 수급상황과 과학 수준, 사후관리정도, 사회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국내 사회·경제적 여건과 사후관리 등을 고려해 볼 때, 즉각적인 표시제 확대는 득보다 여러 형태의 실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GM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올바른 가치정립과 적절한 사후관리방법을 학보한 후 점진적으로 표시제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