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승규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은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실 농업 선진화란 농식품부의 개혁"이라며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보조금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한테 메스를 가하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착수한 '농업 개혁'의 칼날이 농어업 보조금 제도뿐 아니라 농어업 정책 전반을 향해 겨눠질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민 차관은 "농식품부의 정책은 지원 위주로 돼있는데 많은 농업인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데도 못 가는 게 있다"며 "정책의 효율화를 통해 똑같은 예산 안에서 보다 많은 혜택이 농업인에게 가도록 하자는 게 농업 선진화"라고 강조했다.
민 차관은 그 예로 품목별 브랜드 대회 같은 사업을 들며 "1등으로 뽑히면 그 제품이 잘 팔려야하는데 1등을 주고 나면 끝이다"라며 "1등으로 뽑히면 이 물건이 그 다음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팔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직.인력 축소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대신 녹색성장 등 새로운 농정 수요에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농업 선진화를 진두지휘할 민관 합동기구인 '농어업 선진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는 정재돈 농협연구소 이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총괄 분과, 농정 분과, 지원 등 보조금 관련 분과, 거버넌스 분과, 수산 분과, 삶의 질 등 농촌 복지 분과 등 6개 분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민 차관은 농협 개혁과 관련해 "과거엔 정부가 농협 개혁을 한꺼번에, 일방적으로 하려 하면서 불만과 저항이 있었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1단계는 농협의 지배구조, 2단계는 신용-경제(금융-유통)사업의 분리, 3단계로 농업인들이 원하는 경제사업 활성화 등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차관은 "신경 분리 법안은 농협과도 충분히 검토해 11월쯤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법이 실제 적용돼 (농협 신용-경제 사업이) 분리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건 내년 말쯤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의 신경 분리 방안은 현재 민관 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가 논의 중인데 농협이 자체적인 신경 분리안 제출을 늦추면서 개혁위도 발표 일정을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